카카오 가사도우미사업 진출...소상공인연합회 "골목상권 초토화" 우려
"대기업 카카오가 수수료 싼 유료직업소개사업 한다”
'O2O 공룡' 카카오가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기업 영역까지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업계 관계자들과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최근 가사도우미 중개서비스 '카카오 홈클린' 출시한다고 밝혀 가사도우미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O2O서비스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중개해 소비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사업이다. 그렇다보니 카카오로서는 기존의 군소 중개사업자들이나 관련 단체들이 해오던 사업에 뛰어드는 셈이다.
가사도우미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다른 업종에 비해 더욱 크다. 특히 비영리 가사도우미 단체들은 가사노동자가 일용직 노동자에서 벗어나 근로자기본법에 따라 보호받는 근로자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 수년째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그 결과 고용노동부는 직접 고용을 장려하는 법안을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카카오가 뛰어들면 직접 고용이 아닌 일용직 일자리를 대량 만들어낼 가능성이 커 악재가 터졌다는 분위기다.
가정관리사협회, 가사노동자협회, 한국YWCA연합회 등은 “만약 대기업에 준하는 카카오가 직접 고용이라는 ‘양질의 일자리’에 관심이 없다면 ‘수수료 싼 유료직업소개사업’에 불과하며, 대기업의 골목상권 교란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카카오의 사업설명회장에 참석한 여성 취업교육기관 관계자들이 주로 했던 질문도 고용 형태에 관한 것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내놓은 사업 전략도 혁신적이지 않고 현재 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방식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많다.
카카오는 업계의 이같은 비판을 인식하면서도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카카오 홈클린 담당자는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가사도우미 시장이 수급 불균형과 열악한 근로조건 등 시장 성숙과 종사자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단체들의 입장에 공감하고 더욱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고용 조건 등을) 구상할 단계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 O2O 기반 가사서비스 분야 1위 업체의 경우 법 개정에 대비해 가사노동자 직접 고용을 준비하고 있다. 업체 측은 “적지 않은 부담은 되지만 직원으로 고용할 경우 서비스 품질 관리를 더 철저히 해 이용자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가 가사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기업으로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업체 관계자는 내다봤다.
카카오 택시의 성공을 기반으로 최근 대리운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는 가사도우미는 물론 미용실, 주차 서비스 등을 올해 하반기에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대리운전 업체를 포함한 소상공인단체도 골목상권과 스타트업 기업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소상공인연합회가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함께 카카오의 골목상권 진출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카카오가 오프라인 업종을 온라인으로 장악하게 되면 골목상권은 대비할 시간도 없이 순식간에 초토화될 것”이라며 정부에 실태조사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