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인정해야 한다
부산의 한 새마을금고에 근무하는 김상무(39)씨가 이 금고 여직원인
임씨(26)에게 승진문제를 의논하자며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성추행
해 전치 3주의 외상을 입혔던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민주노
총 부산본부는 ‘사업주가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소홀히 한 혐의
가 있다’며 부산지방노동청에 조사를 의뢰했다. 또 김씨에 의한 성추
행 행위는 ‘업무와 관련해 일어난 일인만큼 산재로 인정을 받아 요양
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 사항을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했
다. 그 후 노동청은 이 건에 대해 사업주가 직장 내에서 성희롱예방교
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정,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는
1999년 3월 17일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이후 이를 위반해 처벌받은
첫 사례가 됐다.
남녀고용평등법에는 연중 1회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실시가 의무화
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
어 있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되어 성희롱 예방교육이 의무
화되어 있으나 실제 각 직장에서는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고 있다. 따
라서 이 사건이 교육을 소홀히 하는데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이 사건은 성추행의 산재 인정
을 공론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성희롱을 산재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추행은 어디까지나 범죄행위이므로 피해자는 산업재해의 피
해자일 뿐만 아니라 범죄 피해자로서 구제되는 게 옳다는 생각이다.
예컨대 직장상사가 사적인 감정을 가지고 부하직원을 폭행했다면, 이
행위가 근무중일 때나 직장 내에서 벌어진 일이라 할지라도 폭행죄와
함께 산업재해로 인정하여 요양을 허가하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김씨는 성폭력특별법상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가 성
립되어 엄한 처벌을 받아야 하며, 임씨는 직장 내에서의 산재 피해자
로서 요양조치도 받아야 한다.
강남대 법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