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서울 강남을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후보 사무실에서 4·13 선거 개표방송 결과를 지켜보던 전 후보와 지지자들이 당선이 유력해지자 환호하고 있다.
특히 20대 총선 결과는 역대 최다 당선 기록 외에도 질적인 성장을 보여줘 성평등 정치에 한발자국 더 다가섰다. 여야 중진들이 잇달아 승전보를 울려 여성 다선 시대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3선 이상 중진은 국회 상임위원장은 물론 당 지도부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
추미애 당선자는 서울 광진을에서 5선 고지에 올라 헌정 사상 최다선 지역구 여성 의원이 됐다. 동작을 나경원 당선자(새누리), 구로을 박영선 당선자(더민주), 전북 익산을 조배숙(국민의당) 당선자도 4선 고지에 올랐다. 서초갑 이혜훈 당선자(새누리), 경기 안산단원을 박순자 당선자(새누리), 성북갑 유승희(더민주), 영등포갑 김영선(더민주), 경기 부천소사 김상희(더민주), 고양정 김현미(더민주), 고양갑 심상정(정의당) 당선자도 3선을 기록했다.
또 여성 정치 신인들(새누리 김정재, 더민주 백혜련‧손혜원)의 등장과 함께 비례의원들의 지역구 도전도 비교적 순탄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는 비례 13명 중 10명이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재선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공천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반면 더민주 비례의원인 남인순, 진선미, 한정애 후보는 본선에 진출해 금배지를 달았다.
새누리가 현역 의원 가운데 나경원, 박인숙 후보만 살아남은데 비해 더민주는 현역 의원들의 생존율이 월등히 높았다. 시민운동, 여성운동으로 무장된 여성 후보들이 대거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았다.
더민주는 정당 지지율이 국민의당에 뒤져 체면을 구겼다. 정당은 인기가 없었지만 인물로 승리했다는 의미다. 여성 후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당선돼 의석을 지켰으니 큰 공로를 세운 셈이다.
비례 15번에 남성을 배치하면서 남녀교호순번제를 위반한 더민주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인정사정 없는 남성중심 정치문화를 또렷하게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자생력이 강한 여성들이 국회에 입성해 제대로 성장한 덕에 좋은 결실을 얻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