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어울려
책도 보고, 봄도 만나요
세상보다 더 다양한 세상
도서관 체험학습 가볼까
정체된 문화 속에 있던 도서관이 진화했다. 두꺼운 책과 돋보기 안경만 떠오르던 고루한 분위기의 도서관은 옛말이 되고 있다. 오죽하면 도서관 여행이 시작됐을까! 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이유, 분명 도서관 안에 줄지어 꽂힌 책 때문만은 아닐 테다. 아이들과 어울려 책도 보고 하늘도 보고, 수천 수백 빛깔과 색을 뽐내는 봄날의 어린잎도 만날 수 있다. 세상보다 더 다양한 세상이 있는 도서관으로 떠나자.
공식적인 도서관 주간(4월 12~18일)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서관 별로 마련된다. 서울 송파어린이도서관에선 ‘숲에서 글 짓고 놀기’, 소나무언덕1호 작은도서관에선 ‘보물책을 찾아라’, 소나무언덕잠실본동 작은도서관에선 안데르센 수상작 전시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도서관들이 12∼18일 제52회 도서관 주간을 맞아 ‘도서관의 봄, 책을 봄, 미래를 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수원 경기평생교육학습관은 14일 박민근 독서치료연구소장을 초청해 강연회를 한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가볼만한 도서관을 취재했다.
옛 건물에 들어선 서울과 사람 이야기
서울도서관
2012년 10월 26일 ‘서울의 정보 중심, 도서관의 중심 도서관‘을 설립 목적으로 서울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도서관 건물은 옛 시청사로 일제강점기 때 세워져 현대까지 사용되다 신청사 개청으로 폐쇄됐다. 공공도서관으로 새롭게 문을 연 서울도서관은 1926년 새워져 2003년 6월에 등록문화재 제52호로 등록된 건물이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자리를 지킨 만큼 서울의 상징이 되어준 건물의 외벽은 물론 건물 안 중앙광장과 계단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채 세상의 모든 책들을 빼곡히 채웠다.
5m 높이의 벽면서가로 꾸며진 일반자료실, 서울 시내의 모든 자료를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실, 방대한 역사가 한 자리에 모인 자료정리실 등 열람실에는 약 390석 규모의 열람석이 마련됐다. 서울시의 역사 보존을 위한 서울자료실과 서울기록문화관, 시장실 복원 공간 등이 함께 운영된다. 기획전시실, 세계자료실 등 특별전시공간도 있다. 덕수궁을 비롯한 서울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옥상은 물론 카페 등 편의시설도 잘 마련돼 있다.
서울도서관의 출입과 관람은 제한이 없지만, 대출은 서울시민이나 서울시에 위치한 직장과 학교에 다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도서관과 함께 서울특별시 신청사, 시민청까지 문화해설사와 동행하며 둘러보는 ‘통통투어’가 운영된다. 인터넷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로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예약은 서울도보관광 홈페이지(dobo.visitseoul.net)를 이용하면 된다. 현장접수나 참여는 시민청 시티갤러리에서 진행.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 02-120, 2133-0300 / 이용시간=화~금 오전 9시~오후 9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 휴관일=월, 공휴일 / http://lib.seoul.go.kr
숲 속 한옥 안에 자리한 작은 책방
청운문학도서관
서울 종로구는 ‘책 읽는 종로’를 표방하며 다양한 매력의 작은 도서관을 여럿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인왕산 자락에 자리한 청운문학도서관은 최초의 한옥도서관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옥으로 외관을 짓고 양옥으로 내부를 꾸며, 한국의 멋과 편의성을 동시에 잡아냈다. 더욱 의미가 깊은 것은 지붕에 쓰인 기와다. 종로구 철거지역에서 수거된 기와들을 재사용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통과 근현대의 유물이 만나 책과의 삶을 이어주는 셈이다.
숲속 도서관의 아름다움은 공식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진행한 한옥공모전에서 준공부문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올해는 서울 아름다운 건물 찾기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도서관 둘레로 산책하기도 좋고 마루에 걸터앉아 쉬기도 좋다. 빌린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기와와 맞닿은 청아한 하늘도 만난다. 한옥이 주는 느림의 미학이 한 장씩 천천히 읽어나가야 끝낼 수 있는 한 권의 책과 같다. 문학창작교실,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자연 속 인문학 콘서트 등 연중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도서관 아래로 윤동주 문학관이 자리해 있다.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31호인 수성동계곡이 멀지 않아 문학과 자연으로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36길 40 / 070-4680-4032~3 / 이용시간=화~일 오전 10시~오후 7시 / 휴관일=월요일, 1월 1일, 설연휴, 추석연휴 / 종로애서 작은도서관 http://lib.jongno.go.kr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숲 속 책 이야기
삼청공원 숲속 도서관
2013년 9월 말 북악산자락에 위치한 삼청공원에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이 북적였다. 공원 내 운영되던 매점 건물에 열린 도서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경복궁에서부터 삼청공원까지의 길은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는 편집숍들과 아기자기하게 예쁜 카페, 맛깔스런 음식까지 가득한 공간이다. 일명 삼청동길이라 불린다. 이 길 끝자락에 자리하는 삼청공원은 동네의 역사만큼 오래된 자연공원이다. 주민들은 물론 삼청동길을 찾는 이들도 잠시 들러 상쾌한 숲의 기운을 받곤 한다. 공원 안에 숲 속 도서관이 자리하면서 책과 문화의 기운이 더해졌다. 어른들은 휴식을 갖고 아이들은 배움을 나눈다. 아담한 공간 안에는 약 6천여 권의 책이 마련되었고 총 30석의 열람석을 갖추었다. 1층은 일반도서, 지하1층은 어린이 도서가 주를 이루는데, 아이들을 위한 책이 확연히 많다. 말끔하게 단장한 건물 벽에는 통유리가 설치되어 바람이 어우러진 빛이 한가득 쏟아진다. 건물 1층에는 카페가 별도로 운영되어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기 좋다. 물론 아이들은 책 삼매경에 푹 빠져있을 테다. 때때로 숲해설가가 동행하는 삼청숲 이야기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134-3 / 02-734-3900 / 이용시간 : 10:00~18:00 / 휴관일 : 월요일, 공휴일 / 종로애서 작은도서관 http://lib.jongno.go.kr
창의적 사고 키워주는 문화예술 도서관
백남준 라이브러리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고 백남준 작가는 한국 융합예술과 미디어 아트의 선두주자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백남준아트센터는 백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세계의 융복합 예술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한다. 연중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 중 하나로 설립된 백남준 라이브러리는 아트센터 1층에 자리하는 공공도서관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커다란 조형물과 시설물들이 그대로 작품이다. 백 작가 관련 서적은 물론 문화예술, 철학, 사회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약 4000여 권의 국내외 서적들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며, 데이터베이스 홈페이지( db.njpartcenter.kr)를 통해 방문 전 소장 자료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여러 겹으로 이뤄진 거울 벽이 미디어아트를 연상시키는 아트센터 건축물도 볼거리다. 센터 옆으로 경기도 미술관과 어린이미술관이 운영되니 시간을 맞춰 함께 방문하는 것도 좋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10 / 031-201-8571~2 / 이용시간=오전 10시~오후 5시 / 월요일 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