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아대, 신입생 환영회 ‘오물 막걸리’ 세례 논란
학생들에게 과 행사 참석을 강요하고 ‘군기 잡기’ 문화를 조장해 논란이 인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이번엔 신입생들에게 오물을 섞은 막걸리를 뿌리는 가혹 행위가 일어난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학과 학생회가 사과했고 학교 측이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학교 화학공학과 축구 동아리에서는 지난 11일 고사를 지내며 ‘액땜’ 행사를 열었다. 선배들은 신입생들을 나란히 세운 후, 고사를 지내고 남은 음식물 찌꺼기를 넣은 막걸리를 끼얹었다.
이 사실은 피해 신입생의 형이 최근 페이스북에 “동생의 신입생 환영회 때 상식을 벗어나는 행사가 있었다”며 당시 사진을 올리며 알려졌다. 천장과 바닥에 비닐을 설치한 강의실 한쪽에 신입생들이 고개를 숙인 채 서 있고, 선배로 보이는 한 여성이 막걸리를 신입생들에게 차례로 끼얹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었다.
해당 학과 내 다른 동아리, 타 학과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전통처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이 공개되고 추가 증언들이 나오자 학내에서는 비난이 빗발쳤다. “악습 보고 전통이라니” “학생들이 정말 술을 맞고 싶어서 맞을까? 잘못된 군기 문화는 뿌리 뽑아야 한다” 등 댓글이 1만 개 이상 달렸다.
자성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한 학생은 “정확한 실태를 밝히고, 책임권자는 정확한 사과문을 발표하고, 우리는 책임 소재를 단정 짓지 말고 다 같이 통감하자”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학과 학생회는 사과문을 내고 “신입생의 군기를 잡거나 억압하려는 취지가 아니었고 참석 여부 또한 강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일로 인해 상처받았을 신입생과 가족께 죄송하다. ‘액땜’이라는 전통 아닌 전통이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화학공학과 전체를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실 확인 후 징계 조치를 할 예정이다.
앞서 동아대에선 과 학생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 행사 ‘불참비’를 걷고 ‘군기 잡기’ 문화를 조성해 온 사실이 알려져 학생회가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관련기사 : [단독] 학과 행사 ‘불참비’ 걷고 학내 ‘군기 잡기’...학교는 ‘모르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