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뇌, 인공 몸에 이식
죽지 않는 신인류 출현
사람의 수명이 늘어날수록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많아질 것이다. 미래에는 지금과 같이 장기를 기증해줄 사람을 기다리느라 애태울 필요가 없다. 자신의 몸에서 채취한 건강한 세포를 사용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필요한 장기를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이다. 눈이나 귀와 같은 섬세한 기능을 하는 부위나 관절과 같이 운동량이 많은 곳은 정교하게 만든 기계장치로 바꿔 오히려 기능적인 향상을 꾀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문제가 되는 장기는 바로 뇌다.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뇌 이식을 한 이후에 이전의 정신이나 지능, 기억, 경험 등 개인의 특성이 보존될 수 있느냐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뇌 이식이 성공한다 해도 이전과 다른 사람이 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과학기술로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없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젊고 건강한 상태의 뇌를 가능한 한 정교하게 그대로 복제하면서 뇌 속의 정보도 복제돼 남아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정보가 남아있다고 해도 복제를 한 시점 이후에 축적한 지식이나 경험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마치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복구디스켓을 사용해 특정 지점으로 복구하면 복구디스켓을 만든 이후에 추가되거나 변형된 파일이나 프로그램은 없어서 다시 설치해야 하는 것과 같다. 다른 방법은 뇌 속의 정보를 채집해 디지털화된 정보로 변환시켜 소위 개성칩(personality chip) 속에 보관했다가 뇌나 뇌의 역할을 하는 컴퓨터에 업로드해 인공지능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럽과 전 세계의 80여 연구단체는 궁극적으로 인간 뇌를 모방해 신경과학, 의학,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려는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신경정보처리, 뇌시뮬레이션, 고성능연산, 신경로봇 등의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요약하면 인간의 뇌를 똑같이 복제해서 그 기능을 구현하려는 시도다.
2015년 말 미국의 휴메이(Humai)라는 회사는 죽은 사람을 부활시키는 연구를 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개인의 고유한 행동 패턴과 몸 움직임의 특성, 생각처리 방식과 과정 등의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로 저장하고, 대상자가 사망하면 뇌를 냉동 보존했다가 적당한 시기에 로봇과 같은 인공 몸에 이식해 죽은 사람을 되살려 낼 것이라 한다.
그리고 되살아난 사람의 뇌 속에 그 사람에게서 수집된 정보를 이식해 생존 시와 동일한 기억과 개성을 지니게 한다. 뇌가 이식된 인공 몸은 로봇 팔·다리를 조절할 때와 마찬가지로 뇌파를 조절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많은 과학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지만 휴메이의 창업자인 보카네그라는 30년 이내에 현실로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똑똑해진다는 특이점을 처음 이야기한 커즈바일은 뇌컴퓨터접속(BCI)을 사용해 죽지 않고 살아가는 신인류가 출현하리라 예측했다. 그는 2045년이면 사람의 마음을 컴퓨터에 업로드한 인공지능 컴퓨터가 출현한다는 것. 인공지능 컴퓨터로 변한 사람 즉 신인류는 로봇, 아바타, 기계, 홀로그램 등을 사람의 몸 대신 사용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간다. 영화 ‘트랜센던스’는 죽은 주인공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해 인공지능으로 부활한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재의 뛰어난 의료기술과 과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수명과 신체의 나이는 120살 정도가 절대적인 한계일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구글 벤처스의 대표인 빌 마리스는 사람이 곧 500살까지 살게 될 것이기 때문에 500세 시대를 구현하기 위한 헬스 분야 투자를 확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