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출발부터 문제투성이

국경선 넘어 수십만 명의

어린 여성과 소녀들이

강제로 납치돼…

군사성노예 역사의

범죄성 이해해야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소녀상’ 그림을 들고 일본의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의 소녀상’ 그림을 들고 일본의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군사성노예에 대한 한일 정부간 합의는 그 출발부터 문제투성이였다. 과거에 그런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했던 여성들을 협상 과정에 참여시키지 못한 것은 즉각적으로 사람들의 분노와 염려를 불러 일으켰다. 이것은 결국 피해의 원인을 다시 할머니들에게 돌려 다시 희생시키려는 것에 불과하다.

불행히도 지금 이런 일들이 그대로 일어나고 있다. 2월 16일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서 일본 대표단은 공식적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어떤 제도적인 강압이 없었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일본 정부가 발견한 어떤 기록에도 여성들을 강압적으로 끌고 갔다는 것을 확증해줄만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가 군사성노예 제도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는 역사를 모두가 알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러한 일본 정부의 태도는 분노할 일이다. 게다가 아베 정부가 이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한다면 1993년 위안부 모집과 운영에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던 고노 담화를 왜곡하는 것이다.

한국 외무부는 일본 정부의 조치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아베 정부가 역사적인 사실을 확고하게 부인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해 훨씬 강한 결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우리는 한국과 일본의 대립 구조에 기반을 두고 확산된 복잡한 역사의 현실과 싸우기 위해 한국 안에서 그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적인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성노예의 역사가 이전의 일본제국 전역에 확산된 현상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우리는 어떤 “최종적이고 바꿀 수 없는” 합의가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혹은 임시적인 방편으로 사용되더라도, 우리에게 이미 증명된 사실에 대해 다시 번복하라고 강요하는한 화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양측 다 성노예 역사가 인류에 대한 범죄임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이 역사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우는 목적이 가해자를 미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런 범죄가 현재나 미래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 국가의 정책에 의해 국경선을 넘어 수십만 명의 어린 여성과 소녀들이 그들의 뜻과 상관없이 강제로 납치됐음에도 불구하고 성노예 역사의 범죄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위안부 소녀상’ 앞에 겸손하게 무릎 꿇거나 서 보도록 공식적으로 초대해야 한다.

소녀들에게 조직적인 강압이 이뤄졌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2월 24일 서울에서 개봉한 조정래의 놀라운 새 영화 ‘귀향’을 봐야만 한다. 그 영화는 역사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오히려 할머니들의 증언에 기반을 두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공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적 증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조 감독은 역사가 보여주기 어려운 깊이 있는 인간 회복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예컨대 어떤 장면에서는 한국 사람들이 군사 성노예 제도를 명령하고 강화하는 일본인을 대신해서 성노예를 만들고 유지하는 일에 관여하는 일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힘은 역사에서 내재하는 폭력에 맞서고 있다. 희생자가 강제로 혹은 거짓 약속에 의해 성노예 제도 속으로 속아 넘어가는 순간부터 조정래의 귀향은 기본적인 인간성과 삶의 존엄을 부인하는 끔직한 진실을 폭로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화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우리는 그것과 연루된 인간의 조건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희생자들이 오랫동안 찾아왔던 집단 존엄성의 성취라는 목적은 단지 빈 말에 불과하다.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미국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미국의 대표적인 동북아 전문가. 일본의 한국 식민지사에 대해 주로 연구했으며 한·일 관계에 정통하다. 일본에 대한 관심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가 ‘한국을 모르면 일본을 알 수 없다’는 선배의 조언에 한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동아시아학 학사를, 시카고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역사학자 500여 명의 집단성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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