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쟁력 있어 여성지위 향상 된 것
한계를 넘어 영역 넓혀야
한-스웨덴 교육 교류에도 기여하고 싶어
“여성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것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다”
안 회그룬드 주한 스웨덴 대사(사진)는 스웨덴의 성평등 문화를 강력한 성평등 정책과 사회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오랜 기간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한 스웨덴 대사관에서 만난 안 회그룬드 대사는 “스웨덴 성평등 정책의 목적은 ‘여성과 남성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동일한 기회, 권리와 의무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질 좋은 보육서비를 제공해 여성의 일할 권리를 보장해 주고 학교, 사회, 정치권에서 성평등에 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현재 스웨덴은 24명의 장관 중 12명이 여성으로 동수 내각을 이뤄 페미니스트 정부라고 불린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48% 이다. 스웨덴은 이미 1930~40년대부터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여성 경제활동을 촉진했다”며 여성이 독립적인 권한을 갖기 위해서 경제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에 의하면 워킹맘이 살기 좋은 나라로 스웨덴이 3위에 선정됐다. 고등교육율, 경제활동 참여, 임금격차, 육아비용, 기업의 이사회 남녀 비율 등 10가지 항목에서 스웨덴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성별격차 지수에서도 스웨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4위를 차지했다.
스웨덴의 성평등 정책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한 분배뿐만 아니라 지식과 경험이 사회 모든 측면에서 발전을 촉진한다는 공정성에 기반한다.
“스웨덴은 사회 투명성이 높은 수준이다. 정책을 수립하면 결과를 보여줘야 하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뒤따른다. 언론 등으로부터 많은 압력이 행사된다. 그만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회 전체가 아래로부터 시민들의 제안과 참여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공정한 눈으로 감시한다”고 회그룬드 대사는 스웨덴의 정책 실현 의지를 설명했다.
스웨덴이 이렇게 성평등국가를 이룩한 데는 정치, 제도적인 뒷받침이 따랐기 때문이다. 회그룬드 대사는 “스웨덴은 기업, 학교 현장 등에서 성평등 정책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감독하는 성평등 옴부즈만 제도를 두고 있다. 성평등 옴부즈만은 주로 차별 금지법 준수 여부를 감독한다. 스웨덴 정부는 성별, 인종, 종교, 나이, 장애 여부 등에 관련된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회그룬드 대사는 “나 역시 육아휴직을 했다. 첫째는 13개월, 둘째는 12개월, 셋째는 14개월을 사용했다. 이후 공공보육 시설에서 아이들은 질 좋은 교육을 받았다. 물론 주위의 도움도 받았다. 육아휴직이 특별히 커리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부임한 안 회그룬드 대사는 “다이나믹하고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돼 있는 아태지역에 관심이 많다. 한국도 그러한 나라이다. 한국은 경쟁력 향상, 창조성 등의 부문에서 스웨덴과 상호 협조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교류의 잠재력이 크다. 또 인적교류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스웨덴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웨덴과 한국의 교육 교류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여성들에게도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 여성들은 강하다. 꿈을 꼭 가져라. 자신을 잊지 말아라. 여성들은 한계를 계속 시험하고 넘어서 경계를 점차 넓혀가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각자 처한 상황에서 무언가 변화시키고 싶다면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