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성 평등을 위해서 싸울 것입니다.” 한국여성대회 퍼레이드 진행을 맡은 손문숙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의 외침이 5일 오후 종로 거리에 울려 퍼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출발해 종각을 거쳐 종로구 중학동 평화의소녀상까지 함께 걷는 ‘3·8 퍼레이드’가 열렸다.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6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32회 한국여성대회’ 본 행사에 이어진 거리 행진이었다.
빗줄기가 거셌지만, 보라색 우비·우산으로 무장한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웃음꽃을 피웠다. 드레스코드인 보라색은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한다. ‘여성폭력 근절’, ‘성 평등 국회’,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 등 메시지를 담은 손팻말을 든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진에 참여한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성평등은 우리 모두를 위한 진보”라며 “성평등 정책을 더 만들기 위해선 20대 국회 여성 의원 비율이 30%는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박영숙 대구여성인권센터 활동가는 “작년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해시태그 운동 이후 성 평등에 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사회 전반에 만연한 여성혐오도 심각한 상태”라며 “정부 차원에서 성 평등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대회 행사에 올해 처음 참가했다는 대학생 류희정 씨(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는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아예 관심이 없었던 주변 사람들도 이제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여성 인권에 관한 관심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