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원작 소설 각색

배우 문소리 6년 만에 연극무대 서

한-불 상호교류의 해 기념

프랑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 협업

 

연극 ‘빛의 제국’에서 ‘장마리’ 역을 맡은 배우 문소리. 그는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컴백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연극 ‘빛의 제국’에서 ‘장마리’ 역을 맡은 배우 문소리. 그는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컴백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배우 문소리와 연극계의 떠오르는 샛별 지현준의 만남으로 일찍부터 관객과 평단의 기대를 불러일으킨 연극 ‘빛의 제국’이 3월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이 김영하 원작 소설 『빛의 제국』을 각색해 프랑스 오를레앙 국립연극센터와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공연은 한국의 현대소설을 무대화하는 프로젝트로 2013년부터 기획됐다. 또 한-불 상호교류의 해 공식인증사업으로 선정돼 5월에는 프랑스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년간 서울에서 살아온 북한 간첩이 귀환명령을 받고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하루를 다룬다. 이미 10년이 넘게 끈이 떨어진 ‘잊혀진 스파이’로 살아온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 평양에서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이메일 한 통을 받는다. ‘모든 걸 버리고 24시간 내에 귀환하라’. 그는 서울에서의 인생을 청산하며 단 하루 동안 인생을 통째로 다시 산다.

프랑스 연출가 아르튀르 노지시엘이 연출을 맡았으며, 극작가 발레리 므레장이 각색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패션 디자이너 가스파르 유르키에비치가 의상을 제작하고,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등을 제작하는 피에르-알랭 지로가 영상작업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문소리 배우, 아르튀르 노지시엘 연출가, 지현준 배우.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왼쪽부터 문소리 배우, 아르튀르 노지시엘 연출가, 지현준 배우.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연극 ‘빛의 제국’은 두 개의 스크린이 걸려있는 녹음실에서 시작된다. 각색을 맡은 발레리 므레장은 다양한 공간을 아우르면서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했고,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 꺼낼 수 있는 녹음실을 작품의 배경으로 선택했다.

지난해 연말 세상의 부당함에 저항하는 ‘존 프락터’ 역으로 연극 ‘시련’의 전석매진을 견인한 지현준이 20여 년간 서울에서 ‘잊힌 존재’로 살아온 스파이 ‘김기영’ 역을 맡았다. 2010년 ‘광부화가들’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문소리는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고민하는 기영의 부인 ‘장마리’ 역을 연기한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7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빛의 제국’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분단의 폐해와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새롭고 통찰력 있게 바라보지 못하는 거 같다”며 “분단이라는 문제를 내부적 시각에서 바라볼 게 아니라 이방인의 시각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자는 것이 제작의 초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르튀르 노지시엘 연출가는 “크고 역사적인 사건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형성했고, 세대와 세대를 건너면서 어떻게 전달됐는지 보여주고 싶다”며 “이런 이야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다. 연출로서 한국 역사에 대해 어떤 것도 성급히 판단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예술가이고 시인이지 판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은 분량이 많고 두꺼워서 많은 부분을 덜어내야 했다”며 “책에서 읽은 내용 중에 없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거의 새로운 작품이다. 예를 들면 마리가 기영을 속이고 바람을 피우는 장면보다는 좀 더 큰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싶었다. 그것은 ‘역사’와 깊이 있는 ‘영혼’이다”라고 설명했다.

 

지현준(오른쪽) 배우는 스파이 ‘김기영’ 역을 맡았다. 문소리는 기영의 부인 ‘장마리’ 역을 연기한다.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지현준(오른쪽) 배우는 스파이 ‘김기영’ 역을 맡았다. 문소리는 기영의 부인 ‘장마리’ 역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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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소리는 “장마리는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마음으로 살다가 굉장히 흥미로운 하루를 겪은 후에 조금 달라지는 인물”이라며 “연출님과 저녁 먹고 나서 9시가 넘어서까지 계속 이야기를 나눈다. 그 시간이 정말 흥미롭고 흥미진진하다. 관객보다 저희가 훨씬 더 많이 ‘도대체 이 작품이 어떻게 나올까’ 기대하면서 재밌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중요한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 캐릭터가 무언가를 얻고 변화한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 속에는 한국의 역사와 이 사회가 지금 가진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 쉽지 않아 보였지만, 좋은 연출가와 좋은 동료들과 함께라면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현준은 “간첩 역할이다. 이미지 캐스팅인 거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제 아저씨가 됐다고 느끼는 첫 작품이다. 중년이 시작됐다”며 “몸도 변하고, 정신도 변하고 있는 이때 시엘이 형(지현준은 아르튀르 노지시엘 연출을 형이라고 불렀다)을 만나서 진심으로 좋다. 제가 몰랐던 저와 연극과 연기에 대해 얘기해주셔서 저한테도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지현준은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서게 된 문소리를 ‘소리 누나’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화면에서만 보던 소리 누나가 전도 부쳐오고, 김치도 해오고, 유자청에 가지도 조려온다”며 “언제부턴가 함께 밥 먹는 것도 없어졌는데 밥을 싸와서 함께 먹는 게 너무 좋다. 같이 밥을 먹는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연습 기간이 무대에서 어떤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소리와 지현준 외에도 양영미, 정승길, 양동탁, 김한, 김정훈, 이홍재 등 노련한 연기를 선보이는 중견 배우들과 풋풋한 매력의 신인 배우들이 출연해 작품 속 인물을 연기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기억을 담담하게 이야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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