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버킷 리스트’의 한 장면.
영화 ‘버킷 리스트’의 한 장면.

또 한해가 시작됐다. 새해가 밝았다고 표현하고 싶지만 ‘밝았다’는 표현을 하기가 미안해 ‘시작되었다’고 표현한다는 지인의 말에 공감해, 요즘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밝게 빛나는 태양처럼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올 한해를 맞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국내외 경제 동향 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의 사업 전망과 직원 채용 규모 그리고 우리네 살림살이 물가까지 온통 회색빛 소식들로 가득하니 새해를 맞으면서 부푼 다짐과 각오를 한다는 것이 민망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은 그리 큰 차이가 없이 반복되고 연속되는 날들이지만 년, 달, 주, 일을 구분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은 사람들이 가지는 뛰어난 능력 중의 하나이리라. 지난날을 반성하고 앞으로의 인생을 새롭게 결심하며 다가오는 미래를 설계하고 희망을 품고 그래서 인류가 발전하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올 한해를 어떻게 살아갈 지 준비하고 생각하는 것은 어느 것보다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소망을 꿈꾸고 희망을 가진다. 올해는 꼭 취업에 성공했으면, 결혼해서 ‘슈퍼맨’ 아빠 그리고 ‘오 마이 베이비’ 엄마가 될 수 있으면, 승진에서 누락되지 않고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할 수 있으면, 건강하게 지냈으면, 부자가 될 수 있으면 등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나은 미래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꿈꾼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희망하는 것은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일 것이다. 결국 행복하기 위해 취업하고, 결혼하고, 승진하고, 건강하고 또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것일 테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작년에 시작되어 아직도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같은 수저 종류 논란이나 취업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스펙과 알바의 차이 같은 논란들이 결국은 빈부 격차의 문제로 귀결되고 그래서 부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더 많이 벌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는 현실에서 부자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부자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고 한다면, 그럼 행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부자가 되어야 할까. 즉 얼마나 벌면 우리는 행복할까. 이러한 관심에서 1970년대부터 소득과 행복감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다. 작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교수와 프린스턴대 동료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미국 국민은 소득이 늘어나면 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연봉 7만5000달러(약 9065만원)를 넘으면 행복감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논문을 2010년에 발표하면서 소득과 행복감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들은 어떠할까. 한국인들의 행복도와 소득과의 관계는 미국과 차이가 있을까. 얼마 전 서남대 부동산학과 강은택 교수 등이 국내 최초로 소득과 삶의 만족도 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경우 연간 소득 약 8800만원까지는 삶의 만족도가 증가했지만 그 이상 넘어가면 만족감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며 소득이 행복도 상승에 절대적 조건은 아니라고 했다.

그렇다면 행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재벌 사업가인 에드워드 콜(잭 니콜슨)과 자동차 정비사 카터 체임버스(모건 프리먼)이 열연한 영화 『버킷 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주인공들이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서 나누는 대화의 내용이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음에 대해 멋진 믿음이 있었다는 거 아나, 영혼이 하늘에 가면 말이야.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하는데, 대답에 따라서 천국에 갈지 말지가 정해진다고 하지. 첫 번째 질문은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가?’이고, 두 번째 질문은 ‘당신의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었는가?’라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내 인생에서 기쁨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 바로 그것이면 우리의 인생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주는 것이라는 말이다. 올해의 목표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는 삶’으로 정한다면, 진정한 행복을 바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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