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jpg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정부와 민간단체로부터 받은 보상금과

지원금을 또다른 전쟁 피해자인 베트남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선뜻 기탁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영구 귀국한 바로 문명금 할머

니(84)다.

문 할머니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것만 해도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좋겠다”

며 정부의 생활지원금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민간단체 지원금

4천3백만원 전액을 지난 5일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상임

대표 이해동)의‘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위원회’에 기부했다.

문 할머니는 지난 달말 이 돈을 좋은 일에 쓰기로 결심하고, 나눔의

집 원장 혜진 스님과 상의 끝에 비슷한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 한국 군인에 의해서도 피해를 입은 베트남인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이에 문 할머니의 돈은 베트남내 학살 피해가 가장 심했

던 지역에 평화와 인권을 기리는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문명금 할머니는 18살 되던 해인 1935년에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일본인의 말에 속아 정신대로 끌려가 10년동안 위안부 생활을 했다.

해방 뒤 중국 흑룡강성에서 지내다 64년 만인 지난 9월에야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문 할머니는 지금도 가끔 예전에 고생한 기억 때문에

눈물을 보이곤 하지만, 나눔의 집에서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지

내며 한국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다.

'이김 정희 기자 jhlee@womennews.co.kr'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