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활약이 기대되는 여성 정치리더 3인. 왼쪽부터 힐러리 클런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니콜라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독립당 당수,  아웅산 수치 베트남 민주주의민족동맹 당수. ⓒhillaryclinton.com, firstminister.gov.scot, 아웅산 수치 페이스북
2016년 활약이 기대되는 여성 정치리더 3인. 왼쪽부터 힐러리 클런턴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 니콜라 스터전 영국 스코틀랜드독립당 당수, 아웅산 수치 베트남 민주주의민족동맹 당수. ⓒhillaryclinton.com, firstminister.gov.scot, 아웅산 수치 페이스북
 

‘페미니즘의 해’(The Year of Feminism)라 불릴 만큼 전 세계 여성들에게 의미 있는 발전이 있었던 2015년이 지나고 2016년이 밝아왔다. 1995년 베이징 선언 이후 20년, 그동안 양성평등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6년은 양성평등 면에서 2015년보다 한층 더 발전하는 해가 될 수 있을까. 2016년을 ‘여성의 해’로 이끌어갈 글로벌 여성 이슈와 여성 인물을 알아본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할까

힐러리 등 여성 정치리더 활약 기대

2016년 세계 여성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11월 8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다. 대선의 결과가 나오려면 아직 멀었지만 세계 여성들의 눈길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경선 승리는 낙관할 수 없는 반면 민주당에선 이변이 없는 한 클린턴이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다 건너 영국에서는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독립당(SNP) 당수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5월 7일 실시된 영국 총선거에서 스코틀랜드 지역 59석 중 56석을 차지하며 제3정당으로 올라서 화제를 모은 스터전은 2016년 5월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눈길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9월 주민투표에서 부결됐던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 여부도 관심사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유권자의 58%가 SNP에 투표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아시아에선 아웅산 수치 여사의 부활이 화제다. 지난해 11월 25년 만에 치러진 미얀마 자유 총선에서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상하원 의석 중 59%를 확보하며 압승을 거둬 ‘민주화의 봄’을 이뤄냈다. 수치 여사 자신은 대통령 출마가 불가능하지만 2월 1일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선언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유엔 최초 여성 사무총장 가능성 높아

이리나 보코바 등 동유럽 후보 유력

올해 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새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유엔은 최근 193개 회원국에 차기 유엔 사무총장을 추천해달라는 서한을 발송했으며, 3월 중순께 추천을 마감한 후 4월 청문회를 거쳐 7월 중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유엔 역사 70년 동안 8명의 사무총장이 모두 남성이었기에 차기 사무총장은 여성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어 첫 여성 사무총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지역 안배를 고려하는 전통에 따라 그동안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않은 동유럽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리아 외교부 장관 출신으로 유네스코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을 맡아 리더십을 인정받은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 외에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베스나 푸시츠 크로아티아 외교장관,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전 총리, 유엔 여성(UN Women) 초대 총재 출신의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도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왼쪽), 그리고 한자리에 모인 에마 왓슨과 말랄라 유사프자이. ⓒUNESCO/Michel Ravassard, 엠마왓슨 페이스북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왼쪽), 그리고 한자리에 모인 에마 왓슨과 말랄라 유사프자이. ⓒUNESCO/Michel Ravassard, 엠마왓슨 페이스북

에마 왓슨,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

영 페미니스트 리더 활약 계속될 듯

글로리아 스타이넘 등의 여성 리더들이 오랫동안 이끌어 온 여성운동에서 최근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그 대표주자가 바로 유엔여성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에마 왓슨이다. 2014년 9월 남성이 성평등을 지지해야 한다는 ‘히포시(HeForShe)’ 캠페인 연설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양성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말랄라 유사프자이 또한 영 페미니스트 리더의 대표 인물이다. 여성 교육권을 주장하다 탈레반의 총격을 받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파키스탄 소녀는 여성운동의 새로운 아이콘이 됐고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해 11월에는 말랄라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는 나를 말랄라라고 불렀다(He Named Me Malala)’의 개봉 기념 이벤트에서 두 사람이 만난 인터뷰 영상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들 외에 새롭게 떠오르는 인물도 있다. 여성 관련 동영상 사이트 메이커스닷컴(makers.com)은 ‘2016년 주목할 여성’으로 만14세의 로완 브랜차드와 만17세의 아만들라 스텐버그 등 두 명의 10대 여배우를 꼽았다. 이들은 활발한 SNS 활동을 통해 페미니즘과 인권, 흑인 여성 등 민감한 여성 이슈에 대한 발언을 쏟아내며 또래 소녀들에게 페미니즘을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여성을 위한 미즈재단’이 선정하는 ‘올해의 페미니스트 유명인사’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기도 한 두 10대 소녀의 계속되는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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