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여성의 성평등 연대 캠페인

국내선 본지 주도로 정·재계 확산

7월 처음 열린 양성평등위원회서

국무총리·국무위원도 ‘히포시’ 외쳐

한국 동참 물결에 유엔여성도 관심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국무위원 등과 함께 히포시(HeForShe) 캠페인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 위촉장 수여식에 참석해 국무위원 등과 함께 히포시(HeForShe) 캠페인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015년은 성평등 연대 캠페인인 ‘히포시(HeForShe·여성을 위한 남성)’ 확산의 원년이었다. 베이징 세계여성대회 20주년과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이 맞물린 올해는 ‘여성발전’에서 ‘양성평등’으로 여성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중요한 시기였다.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선 무엇보다 성별에 따른 차별이나 편견 없이 모든 영역에서 여성과 남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 조성이 절실했다. 히포시 캠페인이 올 한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남성의 참여와 변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에 가능했다.

히포시 캠페인은 불평등은 인권의 문제이며 전 세계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10억 명의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취지로 시작된 유엔여성(UN Women)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대전 동구 한현택 구청장과 13명의 간부 공무원들이 전 직원 5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한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여성신문
대전 동구 한현택 구청장과 13명의 간부 공무원들이 전 직원 5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한 후 자리를 함께 했다. ⓒ여성신문

지난해 7월 시작된 히포시 캠페인은 배우이자 유엔여성 친선대사인 에마 왓슨의 연설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왓슨은 지난해 9월 히포시 캠페인 론칭 행사에서 남성들에게 양성평등 지지자로에 나설 것을 호소하며 “내가 아니면 누가, 그리고 지금 아니면 언제”가 되겠느냐고 반문해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남성의 변화를 촉구하는 히포시 캠페인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테판 뢰프벤 스웨덴 총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많은 남성 유명 인사들을 포함해 약 58만 명이 넘는 남성들이 참여했다.

여성신문은 지난 5월 ‘히포시 코리아’를 세우고 히포시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본지가 히포시 캠페인에 나선 까닭은 한국 남성들이 가부장에서 양성평등 지지자로 변화하길 호소하기 위해서다.

 

유엔여성은 월간 ‘히포시(HeForShe)’ 7월호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히포시 지지를 선언한 사진과 기사를 싣고 황 총리의 히포시 참여에 감사를 표했다(하단) ⓒ여성신문
유엔여성은 월간 ‘히포시(HeForShe)’ 7월호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히포시 지지를 선언한 사진과 기사를 싣고 황 총리의 히포시 참여에 감사를 표했다(하단) ⓒ여성신문

히포시 공식 홈페이지(www.heforshe.org)는 나라별 캠페인 참가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5월 당시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한 한국 남성은 380명에 불과했다. 국내에서 히포시 캠페인 운동이 시작되면서 그 수는 점차 늘어 12월 23일 현재 1275명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참여한 국가는 미국으로 8만6,222명을 기록했다. 7개월 전 1만명 정도였던 중국은 현재 5만9,081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은 1,275명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은 적은 숫자다. 한국 남성의 낮은 참여율은 한국의 양성평등 현실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도 읽힌다.

여성신문은 그동안 사회 각계각층의 남성들에게 히포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한편, 매주 신문, 홈페이지를 비롯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캠페인 소개와 국내외 히포시 진행 상황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히포시 캠페인이 전개되면서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캠페인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여야 유력 정치인과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경제계 명사, 연예계 스타까지 히포시 캠페인에 지지를 보냈다. 특히 지자체장의 참여가 돋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윤장현 광주시장, 권선택 대전시장 등이 참여했다. 대전에서는 박수범 대덕구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 장종태 서구청장, 한현택 동구청장 등이 히포시를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목받았다.

지난 7월 21일에는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여성신문 후원행사에 참석한 남성들도 성평등 지지자로 나설 것을 다짐하는 히포시 선언식이 열렸다. 히포시 코리아는 히포시(HeForShe)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히포시 코리아 스피릿(HeForShe Spirit)’을 만들었다. 히포시 코리아 스피릿에는 여성과 약자에 대한 억압과 착취에 반대하고, 사회 전반에 양성평등 원칙이 적용될 것을 지지하는 등  실질적 성평등을 이루기 위한 과제가 담겼다.

특히 지난 7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양성평등위원회에서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현웅 법무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 국무위원과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 양성평등위원회 민간위원이 히포시 선언에 동참하며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 양성평등위원회는 양성평등정책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조정하기 위한 국무총리 소속의 양성평등 정책 추진 체계다.

 

지난 11월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미래젠더포럼’ 창립 기념식에서 남성 회원들이 히포시 선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지난 11월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미래젠더포럼’ 창립 기념식에서 남성 회원들이 히포시 선언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앞서 여성신문은 지난 5월 18일 한국을 찾은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 총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추진 중인 캠페인을 소개해 한국 히포시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얻었다. 이후 유엔여성은 월간 『히포시(HeForShe)』 7월호에 여성신문이 한국에서 주도하고 있는 히포시 캠페인을 집중 보도했다. 유엔여성은 ‘한국의 히포시 캠페인, 여성신문에 보도되면서 새로운 국면 맞다’ 제하의 기사에서 “여성신문이 5월 중순 한국에서 히포시 캠페인을 시작한 후 히포시 홍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한국 남성들이 캠페인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 결과 참가자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관련 사진으로 여성신문 창간 27주년 후원 행사에 참석한 남성들이 히포시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양성평등 지지자로 나설 것을 다짐하는 장면을 소개했다.

초기 오피니언 리더 중심으로 진행된 히포시 캠페인은 2016년에는 한국 남성이면 누구나 참여하는 양성평등 캠페인으로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하려면 히포시 코리아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heforshekr)에 직접 찍은 히포시 캠페인 인증 사진을 올리고 #HeForShe를 태그하면 된다. 여성신문 홈페이지(www.womennews.co.kr)에서 ‘히포시’ 캠페인 배너를 누르면 참여 방법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다.

 

히포시 스피릿 십계명 ⓒ여성신문
히포시 스피릿 십계명 ⓒ여성신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트위터에 히포시 인증샷을 올렸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박원순 서울시장이 트위터에 히포시 인증샷을 올렸다. ⓒ박원순 시장 트위터

 

권영진 대구시장 ⓒ여성신문
권영진 대구시장 ⓒ여성신문

 

딕펑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딕펑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웅인 ⓒ여성신문
정웅인 ⓒ여성신문

 

이승한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회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승한 유엔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회장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용경 전 포스코 엔지니어링 부회장, 
이근갑 교촌 F&B 부사장, 안중규 만화가, 엄창섭 고려대 의대교수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성신문
장태평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조용경 전 포스코 엔지니어링 부회장, 이근갑 교촌 F&B 부사장, 안중규 만화가, 엄창섭 고려대 의대교수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성신문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 ⓒ여성신문
히포시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 ⓒ여성신문

 

히포시 네트워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히포시 네트워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 총재가 남성들에게 히포시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품질레 음람보응쿠카 유엔여성 총재가 남성들에게 히포시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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