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역사박물관 ‘경희궁전’ 개최
영조 어필, 경희궁 석물, 궁중 기록화 통해
영·정조가 사랑한 경희궁 조망
경희궁은 ‘경덕궁’ 혹은 ‘서궐’로 불리며 창덕궁과 함께 조선 후기 양궐 체제의 한 축을 이루던 중요한 궁궐이었다. 400여 년 전 정원군(인조의 아버지)의 집터에 왕기가 서려 있다는 이유로 광해군에 의해 건설된 후 숙종, 영조, 정조 집권기 초반까지 궁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고종 대에 이르러 경복궁의 중건을 위해 많은 전각이 헐려 나갔고,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중학교와 총독부 관사가 들어서면서 존재감을 잃게 됐다. 현재는 새로 복원된 전각 몇 채만이 경희궁터에 복원돼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1일부터 내년 3월 13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경희궁전’을 개최한다. 숙종과 영·정조 등 많은 왕이 사랑했던 경희궁 당시의 모습을 조망하고 궁의 흔적을 찾는 자리다.
재위 기간에 8회에 걸쳐 19년 동안이나 경희궁에 머무른 영조는 ‘창덕궁에는 금까마귀가 빛나고, 경희궁에는 옥토기가 밝도다’라는 글을 짓고 대자의 어필로 남길 만큼 경희궁을 사랑했다. 경희궁을 사랑하는 영조의 마음이 담긴 어필이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아울러 경희궁에 얽힌 왕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숙종의 꽃놀이 장소 춘화정, 영조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곳 영취정, 정조가 경희궁 가장 높은 곳에 심어 사랑해 마지않았던 두 그루의 소나무 송단 이야기를 소개한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한 서궐도안을 비롯해 경희궁에서 열린 성대한 잔치를 기록한 다수의 궁중 기록화, 최전성기 때의 경희궁 복원 모형도 전시된다. 춘화정 반월형 석조 연못, 숭정전 현판, 금천교 돌거북을 통해 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관람비 무료, 매주 월요일 휴관.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주말·공휴일 오전 9시~오후 6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