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13일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가 발령된 서울 도심. ⓒ뉴시스·여성신문
작년 8월 13일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가 발령된 서울 도심. ⓒ뉴시스·여성신문

중국 전역을 뒤덮은 검은 스모그가 며칠째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는 사상 최초로 대기오염 ‘적색 경보’가 내려졌고 인근 도시로도 경보가 확대됐다. 휴교령을 내리고, 오염을 유발하는 공장 2000곳의 가동을 전면 중단시켰으며, 자동차 홀짝 운행 실시 등 여러 가지 대책이 시행됐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 내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화력발전이나 난방에 사용되는 석탄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사용하고 있는 나라이며, 겨울이면 대기오염이 더욱 악화된다.

세계 각국에서 석탄 화력발전을 지속하는 이유는 발전 단가가 싸다는 이유다. 그러나 건강과 환경 피해, 생명 단축 등 외부 비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석탄은 결코 싸지 않은 에너지원이다. 중국의 지역별 예상수명은 석탄 연소로 유발된 심폐질환으로 인해 큰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 석탄 보일러 보급률이 높은 북부지방의 예상수명은 남부지방보다 5.5년이나 짧다고 한다.

석탄이 중국에서 일으키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물 부족이다. 석탄은 채굴, 운송, 전력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며 또 오염시킨다. 중국은 이미 물 위기에 당면했다. 인구에 비해 사용 가능한 담수의 양이 부족한 상황에서 산업의 급속한 성장으로 물 사용량도 증가해 1950년 이래 중국의 강 5만 개 가운데 2만7000개가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수질 오염도 심각해 중국 인구 가운데 3억 명은 안전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이렇게 귀한 담수의 23%가 석탄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연간 사용량은 1380억㎥에 이른다.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환경과 건강, 물 부족까지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석탄발전 확대 정책에 대한 반성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은 때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11월 영국은 2025년까지 모든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영국이 ‘탈(脫)석탄’ 정책의 선두에 선 이유는 1952년 ‘런던 스모그 사건’이라는 쓰라린 경험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총 1만2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런던 스모그 사건’의 원인은 석탄을 태우면서 발생한 연기가 형성한 스모그가 일주일 동안 지속됐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소 건설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4위의 석탄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현재 53기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2021년까지 총 77기로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더 많은 것을 잃기 전에, 우리나라도 탈석탄 정책의 흐름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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