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출사표를 던진 황춘자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는 3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시 재생 관점에서 철도시설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서울 용산구에 출사표를 던진 황춘자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는 3일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시 재생 관점에서 철도시설을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박물관, 이태원 등

용산 자원 활용해

마이스 산업 육성을

 

지방 공기업 첫 여성 임원

『직장맘 용산도전기』 펴내

8일 백범기념관서 출판기념회

“매년 3500명씩 인구가 감소돼 용산 주민들의 도시 개발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요. 10년이나 방치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성화시켜 도시에 새봄을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해 용산구청장 선거에서 석패한 황춘자(62)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가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울 용산구에서 4선 도전에 나선 진영 새누리당 의원에 맞서 표밭갈이에 한창인 그는 8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자서전 『직장맘 용산도전기』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출판기념회는 북 콘서트 형식으로 꾸며진다. 어려운 유년기를 보낸 한 소녀가 육군 여군 하사관으로 시작해 육군 여군 장교 계급장을 달고, 서울메트로 임원에 오르기까지 걸어온 40년 도전기가 흥미롭다. 또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용산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았지만 아쉽게 패배한 이야기와 도시컨텐츠연구소를 설립해 지역 발전 전략을 고민해온 과정도 진솔하게 담았다.

황 대표는 여성신문과의 출마 인터뷰에서 “용산은 보물섬과 같다”며 “우리 지역에 잠재된 원석 같은 보물을 발견하고, 민·관이 함께 힘을 합쳐 다듬는다면 명실공히 세계의 명소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현안을 크게 네 가지로 꼽았다. 최우선 과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문제다. 당초 31조원의 예산이 편성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36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금은 용두사미가 됐다는 게 그의 일침이다.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데 도심권 개발 사업이 이렇게 방치돼선 안 됩니다. 사업 수익성에 너무 치중했고, 민관이 주체가 되다보니 공공성보다 사익성이 부각됐어요. 코레일 부지뿐 아니라 서부이촌동 재건축·재개발 사업까지 추가해 몸집이 비대해진 탓에 국제 금융위기 등 재정난이 겹치며 표류하게 된 거죠.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주민들의 피해를 이제라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황춘자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는 “10년이나 방치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성화시켜 용산에 새 봄을 열겠다”고 말했다.
황춘자 도시컨텐츠연구소 대표는 “10년이나 방치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성화시켜 용산에 새 봄을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업무지구의 그림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이태원, 전쟁기념관, 전자상가 등 기존 용산의 자원을 활용해 미팅과 관광, 회의, 전시 등 국제 교류와 소비가 한자리에서 해결되는 마이스(MICE) 산업 도시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도시 재생 관점에서 철도시설을 선진화할 것을 제안했다. 홍콩의 경우 철도 위로 돔 형태의 지붕을 덮어 오피스텔, 상가 등 주민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주거·편의 시설을 구축했다. 황 대표는 “이렇게 되면 주민들은 철도시설에서 나오는 소음과 공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철도시설을 지하화하거나 삼각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돔 형태의 아치형 공간을 만들어 통로를 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용산은 20년 넘은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의 80%에 달한다.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이태원 관광특구와 용산 관광 활성화도 주요 과제”라고 짚었다. “이태원 1, 2가는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는데 뒷골목을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번진 먹거리에 치중된 점포와 내국인 중심의 관광 환경으로 이태원 고유의 특징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역 상인과 거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도심 공원과의 조화로운 개발을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군 하사관 출신의 황 대표는 용산과 인연이 깊다. 8년여의 군 생활을 마치고 대위로 전역한 곳이 용산 여군단이고, 서울메트로 삼각지 영업소장으로 있을 당시 구석구석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서울메트로 경영혁신본부장을 지낸 그는 남성 중심 조직에서 두드러진 혁신 성과로 주목을 받았다. 급여복지팀장 당시 퇴직금 중간정산 문제를 찾아내 예산을 절감했고, 삼각지 일대 8개 역을 총괄하는 영업소장으로 여성인력 활성화를 위해 발로 뛰었다. 지방공기업 정부평가에서 서울메트로를 1위로 올려놓은 산파역이기도 하다.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첫 여성 부장, 팀장, 첫 영업소장에 이어 지방공기업 최초의 여성 임원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는 특히 여성 복지에 관심이 많다. “일하면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서 한 명밖에 낳지 않았어요. 그랬는데도 아이 봐줄 친척을 쫓아다니느라 다섯 차례나 이사를 했어요.” 워킹맘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그는 서울메트로 급여복지팀장으로 있으면서 창동 차량기지에 직장어린이집을 짓기도 했다. 그는 “평생을 통해 다져온 에너지를 공공의 가치 실현을 위해 발산해보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북 고창군 ∆육군 여군 복무(대위 전역) ∆ 서울메트로 경영혁신본부장 ∆연세대 행정대학원 정치학 석사, 경희대 일반대학원 행정학 박사 ∆한국여성관리자협회 대표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갈등관리위원 ∆사회적기업 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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