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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여성정책담당관실 연구 프로젝트에서 밝혀져

‘여학생의 수학 성취도가 남학생보다 낮은 것은 주변환경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

았다.

최근 포항공대 최상일·권용주 교수와 한세대 이은실 교수가 서울의

초·중·고 31개교 3,35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

대로 분석한 '여학생의 수학친화력 배양 개입을 위한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이미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수학성적과 수

학성취도에서 성별차가 나타나는데, 기대, 자신감, 난이도, 선호, 학업

가치, 직업가치, 교사와 부모지지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고2 자연계를

제외하고)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학년이

올라갈수록 여학생 스스로 ‘남학생과 똑같이 공부해도 수학에서는 따

라잡을 수 없다’고 여긴다는 것.

이것은 마치 ‘여자는 남자보다 수학을 못한다’는 통념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행된 많은 연구에서 이의 원인을 두뇌구조나 성호

르몬의 차이 등으로 분석한 것에 반해, 이번 연구는 성차별적인 수업

방식과 부모·교사의 지지도, 그리고 이공계 여학생의 사회진출에의

어려움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아 차별화된다.

설문 문항 중‘수업운영에 있어서의 성차별’에서 남녀 학생들은 주

목할 만한 지적을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교사들이 수학

에서 남학생이 더 우수하다고 전제하지는 않는다고 답했으나 ‘수학교

사는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수학문제를 더 잘 해결하리라고 보는가’

(긍정응답; 초등학교 69.2%, 중학교 78%, 고등학교 80.6%)와 ‘자료나

도구를 사용할 때 남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가’(긍정응답; 초

등학교 84.5%, 중학교 89.3%, 고등학교 93.2%)의 질문에 절대 다수가

그렇다는 응답을 했다. 여기서 수학수업 운영시 어느 정도 성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교사와 부모의 태도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은실 교수(교육심

리)는 많은 교사들이 여학생의 낮은 수학능력을 당연시한 나머지 개선

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앞으로 수학,

과학 분야가 기초교양처럼 여겨질 시대가 올텐데 그때까지 수학능력의

성별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여자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

라고 경고했다.‘여자들은 중학교에 올라가면 수학성적이 떨어진다’

는 통념때문에 여학생의 수학학습에 굉장히 신경쓰고 있다는 광명동초

등학교 박영희 교사는 “남자라면 으레 수학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

는 부모들이 많다”고 전했다. 교사 뿐 아니라 학생들도 주위의 편견

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 수학성적이 상위권에 속하며 수학을 좋아

한다는 예일여고 하나(여, 고1)와 수학성적이 하위권이고 중학교 때부

터 수학이 싫어졌다는 같은 학교 희선(여, 고1)이는 이구동성으로 “여

자는 남자보다 수학에 약하다는 말을 예전부터 무척 많이 들어왔다”

고 말한다.

이러한 주변요인이 심각한 정도라는 사실은 외국과 비교할 때 잘 나

타난다. 미국에서 6, 7년마다 40여 개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을

측정하기 위해 실시하는 ‘The Third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TIMSS)’의 최근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성별차가 나기 시작하는 반면 우리 나라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주목할 만한 성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남녀의 선천

적인 능력 차이라기보다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

을 시사해 주는 결과다.

이런 사회의 영향으로 여학생들이 수학을 기피하고 이공계 분야로 진

출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과학기술력의 근본인 수학적 자원

에서 자그마치 절반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높은

성취도를 나타내는 ‘소수의’ 자연계 여학생들도 대학에 진학한 후에

는 자신감을 잃게 돼 이공계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수학능력

에 있어 최상위권에 속하는 포항공대의 여학생들조차 ‘여성이 수학

또는 과학분야로 나가는 데 불평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절대 다수

가 그렇다고 답해 여전히 높은 사회의 벽을 절감케 했다.

이 연구는 여학생의 수학적 친화력 배양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의 재교육이 시급하며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서

부터 여학생들을 위한 수학 친화력 배양교육이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

이 그 주요 골자다. 일선교사들의 의견도 이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현대고의 김정배 수학교사는 “수학문제가 남학생들에게 익숙한 형태

입니다. 이를테면 야구경기를 이용한 응용문제 같은 거죠. 여학생들은

아무래도 낯설어해요.”라며 공부하는 양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 여

학생들에게 안타까움을 표했다. 여학생 대부분이 초등학교 수준의 수

학만이 실생활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좀더 여학생들에게 익숙한

일상과 연결시킨 수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나 미

국 등지에서는 이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공적인 결과를 이

끌어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추진한 교육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은 빠르면 내년부터 여

학생을 위한 수학, 과학 캠프를 열고 각 학교의 과학 동아리나 특별활

동 등을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학생의 수학능력 향상에

여전히 무관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예산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이신 지영 기자 skyopen@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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