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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행보’는 한국의 여자 야구사

대한야구협회 여자야구선수 1호 안향미 선수(18)가 미국 여자프로야구단 입단을 앞두고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야구를 시작하여 남자선수들 틈에서 성차별과 편견의 제도적, 문화적 벽에 부딪히면서도 야구의 꿈을 버리지 않았던 안 선수는 올해 고교를 졸업하면서 또하나의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 대학팀에서도 프로구단에서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미국 여자프로야구단에 입단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박찬호, 조진호의 에이전트 스티브 김이 대표로 있는 KSI에서 미국 여자프로야구팀을 물색, 뉴 잉글랜드리그 산하 워터베리 다이아몬즈 팀에서 입단 테스트 기회를 주었다. 현재 미국에는 10여개의 여자프로야구 리그가 있으며, 워터베리 팀이 속한 뉴 잉글랜드 리그는 총 6개 팀으로 구성되어 5월 14일부터 8월 21일까지 팀당 15경기를 펼친다.

미 프로야구에선 투수가 타격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안 선수는 비자가 발급되기를 기다리며 모교에서 타격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배명고와의 대통령배 4강전에서 감독의 배려로 선발투수로 잠깐 등판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남자선수들 틈에서 제대로 된 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안 선수의 걱정거리다.

그러나 KSI는 안 선수가 일찍부터 야구를 시작한 까닭에 소프트볼에서 전향하거나 늦게 운동을 시작한 다른 외국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가 탄탄기 때문에 입단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또 안 선수의 국내 매니지먼트사 (주)스포츠소프트는 “안 선수의 성격이 활달하고 다부져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유리하다”고 낙관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 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싶은 야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에 있다. 여자야구팀 하나 없는 한국에서 ‘하나뿐’인 여자 야구선수 안향미는 과연 ‘유일’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만큼 특이한 능력과 취향을 가진 사람일까. 이에 대한 안 선수의 대답은 ‘NO’다. 주위에 야구를 하고 싶어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성들도 많이 보았지만 모두 부모의 반대로 중도 포기했다는 것이다. 장차 한국의 리틀야구 남녀혼합팀을 이끌겠다는 ‘지도자’로서의 포부를 가지고 있는 안 선수는 “여성들도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싶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앞으로 안 선수의 행보는 곧 한국 여자야구의 역사가 될 것이다. 제도적, 문화적 금기에 도전해 온 안 선수의 야구인생이 한국의 수많은 여자 야구선수와 팀을 키워내는 시금석이 되길 그를 아끼는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조이 여울 기자 cognate@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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