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 씨 2일 ‘여성혐오’ 강연

“주류 남성들, 여성·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특권층’으로 간주”

“페미니즘 공부는 여성이 지닐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수단”

“주류 남성들이 여성, 노숙자, 장애인 등을 ‘특권층’이라고 부릅니다. 가진 이들이 못 가진 이들의 ‘특권’을 빼앗아야 한다고 주장해요. 양측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서 갈등은 더 커지고 있어요. 저는 이게 우리 사회가 아주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47) 씨의 강연이 진행됐다. 정 씨는 ‘정희진처럼 읽기’(2014), ‘페미니즘의 도전’(2005),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가정폭력과 여성인권’(2001) 등 다양한 저서를 펴냈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여성혐오, 나아가 혐오 사회를 들여다본다’는 주제로 펼쳐진 이날 강연은 지난 1일~4일 간 열린 ‘제11회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의 특별 강연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됐다. 정 씨는 특유의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신랄한 어투로 약 두 시간에 걸쳐 강연했다. 대부분 2~30대인 청중 70여 명은 그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중간 중간 박장대소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난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 씨가 강연했다. 정 씨는 가까이서 사진 촬영을 원치 않는다며 “멀리서 점처럼 나오게” 찍어 달라고 했다.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지난 2일 오후 7시30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에서 여성학·평화학 연구자 정희진 씨가 강연했다. 정 씨는 가까이서 사진 촬영을 원치 않는다며 “멀리서 점처럼 나오게” 찍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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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책문화예술센터 제공

“남성보다 특권을 누리는 여성은 극소수에 불과해요. 그런데 대다수 남성들은 부유하거나, 미모를 자원으로 삼는 극소수의 여성을 보며 ‘여성상위 시대다’ ‘잘나가는 여성들이 스스로 피해자라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여성이나 남성이나 개인 능력·집안 배경 등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무시하고 무리하게 일반화를 시도해요. 여권이 바닥을 기는 현실인데도, 여성이 취직·육아휴직 문제와 관련해 할당제와 복지를 요구한다고 ‘특권’ 운운합니다. 이게 여성혐오지요.”

정 씨는 일베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강자’ ‘가해자’로 둔갑시킨다”고 분석했다. “일베의 논리는 KKK(Ku Klux Klan), 네오나치, 프랑스 국민전선(FN) 등 우익들의 논리와 정반대예요. ‘우월한 우리와 다른 열등한 저들은 없어져야 한다’며 약자를 비하하는 게 아니라, 약자의 ‘특권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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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책문화예술센터 제공
그 근원에 “‘식민지 남성성’”이 있다고 정 씨는 봤다. “한국 남성의 위치는 한국 여성과의 관계에서가 아니라, 미국 남성, 일본 남성 등과의 관계에서 설정됩니다. 글로벌 경쟁 속에서 늘 불안할 수밖에 없죠. 국가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인식에서 이런 생각이 나와요. 여성의 역할은 남성이 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오히려 페미니즘을 하고 남성과 맞먹으려 드니까 분노하는 거죠. 좌·우파를 떠나서 대부분의 남성이 이런 생각을 합니다. ‘KBS 일베 기자’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중상층 이상의 남성들도 많고요.”

이는 근대 이후 규범적으로나마 이룩한 개인 간 평등을 부정하는 논리라는 설명이다. “‘여자는 집밥이나 섹스를 해야 한다, 동성애자는 짐승이다, 흑인은 목화를 따야 한다, 장애인은 집 밖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 이런 논리를 사회적 규칙이자 자신이 지킬 사명으로 여기고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 분노하는 겁니다.”

최근 여성혐오에 대처하는 여성들의 전략을 두고 ‘남성혐오’ 논란이 일었다. 일부 여성들은 온라인상 여성혐오 게시물 내용에서 주체만 바꾼 ‘미러링’(거울처럼 똑같이 보여주는) 방식으로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여성을 비하하는 단어인 ‘김치녀’는 ‘김치남’으로 바꿔 쓰고, 가슴 작은 여자 대신 성기가 작은 남자를 비하하는 식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과격한 ‘남성혐오’ 표출” “혐오로 혐오를 지우는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남성혐오’는 가능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여성과 남성은 너무나도 다른 사회적 환경에서 살고 있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다.

“저는 미러링이 한국 남자들에게 지나치게 어려운 전술이었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남성들은 ‘역지사지의 상상력’이 없어서 여자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힘들어 하거든요. ‘남성중심 사회’라는 개념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성이 많아요. ‘우리 집에서 어머니 목소리가 제일 큰데 무슨 소리냐’고 되묻죠. 여성들도 사실 남성들에 대해 잘 몰라요.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성들의 성매수 이야기를 들으면 졸도할 거예요. 남성들은 여성들이 당하는 성폭행·성희롱 경험에 대해 대개 무지하죠. 이렇게 남녀가 서로를 너무 모르는데 ‘남성혐오’가 어떻게 가능한가요?”

정 씨는 “공부가 인식이자 치유”라고 말했다. “지금같은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 방어 수단입니다. 물론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는다고 성희롱을 당하고 상처입는 일을 피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성희롱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문제라는 걸 알면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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