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핑계로 비례 축소 안 돼”
“농어촌 핑계로 비례 축소 안 돼”
  • 박길자 기자
  • 승인 2015.09.24 23:23
  • 수정 2017-11-08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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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획정위, 지역구 244∼249개 범위 내 결정 발표

비례 의석수 놓고 여야 치열한 공방

여성계 “비례 축소는 민주주의 역행… 용납 못 해”

 

‘제20대 총선 여성 국회의원 30% 실현을 위한 여성공동행동’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례대표 축소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제20대 총선 여성 국회의원 30% 실현을 위한 여성공동행동’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비례대표 축소 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가 내년 4월 20대 총선의 지역구 수를 244∼249개 범위에서 정하겠다고 발표한 후 여성계에서는 선거구 재획정이 비례대표 축소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9월 23일 재가동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여야가 획정위의 지역구 의석수 결정안 등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이다 의견 접근을 못 한 채 정회했다. 여야 간사는 당초 이날 오후에 회동을 갖고 농어촌 관련 문구를 조율해 소위를 다시 열 예정이었으나, 새누리당에서 추석 직후 의총에서 당론을 확정해 회의를 열겠다고 밝히면서 결국 회의는 흐지부지 끝났다.

여당은 획정위 결정은 일방적인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비례대표를 줄여 농어촌 지역구를 살려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야당은 획정위의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비례 의석 축소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의원 정수는 300명으로 유지하되 비례대표를 줄여서라도 농어촌 지역구는 가급적 줄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이 국회의원 지역 의석수로만 지켜질 수 있는 가치인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비례대표 감축을 통한 지역구 확대를 반대했고, 같은 당 신정훈 의원은 “솔직하게 의원 정수(확대)를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획정위는 법정 제출시한인 10월 13일까지 국회에 단수의 획정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여성계에서는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비례대표 축소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국제의원연맹 조사 결과 우리나라 여성 의원 비율은 190개국 가운데 111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현재 전체 국회의원의 84.7%, 지역구 국회의원의 92.3%가 남성 정치인으로 남성 독점 정치구조가 공고한데 50 대 50 동수는커녕 현행 비례대표 의석 54석을 줄인다는 것은 정치 퇴행이라는 것이다.

여성계는 9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대표성 강화를 위해 19대 국회가 선거제도 개혁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7월 발족한 ‘제20대 총선 여성 국회의원 30% 실현을 위한 여성공동행동’(이하 여성공동행동)은 “새누리당은 ‘의원 정수 확대’ 절대 불가라는 원칙 아래 농어촌 지역을 핑계 삼아 ‘비례대표 의석 줄이기, 지역구 늘리기’를 주장하면서 유권자 절반의 표가 사표가 되는 현실을 외면하고 승자 독식의 정치 구조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월 내놓은 정치개혁안인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여성공동행동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정치개혁 방안으로는 연동형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했다. 연동형 권역별 비례가 정치 선진화를 가져오고 유권자의 민의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이는 민주주의의 역행이자 정치 개혁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시킨 것”이라며 “여성 대표성과 소수자 대표성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치인 비례대표를 줄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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