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잭슨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

양성평등 증진·남성 육아 참여 모두 이룰 것

 

“가정과 직장에서의 유연함이야말로 직장에서 여성의 성공과 남성의 육아 참여로 이어질 수 있는 해법이죠.”

에이미 잭슨(사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AMCHAM) 대표는 8월 21일 열린 ‘워킹대디 쇼퍼런스: 나는 행복한 워킹대디’ 행사에서 ‘유연성’을 남성 육아 참여 확대와 일·가정 양립을 위한 해법으로 내놨다.

이날 강연자로 초청된 잭슨 대표는 미 항공우주국(NASA) 팀장, 미 무역대표부(USTR) 부차관보(한국·일본지역 총괄) 등을 역임한 무역협상 전문가다. 2009년부터 한·미 양국의 투자와 무역 증진을 위해 설립된 주한 미국상공회의소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6년간 한국에서 11살인 딸과 8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이자 여성 임원으로 산 잭슨 대표는 이날 ‘행복한 워킹패밀리’를 주제로 워킹맘으로서의 경험과 함께 육아휴직을 했던 남편의 사례를 소개하며 일·가정 양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 앞서 청중을 향해 “기혼 남성 중 집안일에 적극 참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달라. 또 기혼 여성 중 남편이 집안일을 충분히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 질문에 손을 든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는 집안일을 설명할 때 ‘돕는다(help)’라는 표현 대신 ‘공유한다(share)’라는 표현을 쓰며 가사일을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 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잭슨 대표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한 요소이자 성공에 있어 가장 행복한 요소는 유연성”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직장 내에서는 탄력적으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되고, 가정에서는 엄마도 일하고, 아빠도 육아하는 유연한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양성평등 증진과 남성 육아 참여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얼마 전 아이들의 방학이 끝나고 개학 첫날, 조찬과 만찬이 겹쳤어요. 아주 바쁜 날이었어요. 이 사실을 안 아이들은 하교 후에 엄마가 집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서운해 하더라고요. 다행히도 저는 일정을 융통성 있게 운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스쿨버스에서 내리는 시간에 맞춰 회사에서 빠져 나와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 관점에서는 이 부분은 아직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의 남편도 조직과 인식의 유연함을 통해 자녀 돌봄에 참여하고 전직 성공까지 거둔 사례다. 남편은 첫아이를 낳고 2년간 육아휴직을 했고, 교사가 되길 원했던 그는 휴직 기간에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밤에는 온라인 강좌를 들으며 교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한다.

잭슨 대표는 “한국은 IT기술이 발전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책상을 지키고 있는 게 너무 중요한 나라”라고 지적하며 사회 전체가 유연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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