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여성 35명, 뉴욕매거진 표지 등장
마약 성분 진정제 먹여 강제로 성관계

 

미국 시사주간지 뉴욕매거진이 27일(현지시각) 커버스토리 표지를 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35명의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였다.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시사주간지 뉴욕매거진이 27일(현지시각) 커버스토리 표지를 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35명의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적인 편집을 선보였다.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원로 코미디 스타 빌 코스비(78)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35명이 뉴욕 매거진 표지모델로 등장해 코스비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시사주간지 『뉴욕매거진』은 7월 27일자 잡지 표지에 코스비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 35명이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80대 사이의 여성으로 언론인, 슈퍼모델, 웨이트리스 등 다양한 직업군에 속했다.

잡지는 이들 35명이 구체적 성폭행 상황을 묘사하는 인터뷰를 30쪽에 걸쳐 실었다. 전체 46명의 피해자 중 35명이 모여 공개 증언에 나섰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들은 모두 빌 코스비가 자신들에게 약물을 사용해 강압적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타마라 그린은 해당 인터뷰에서 “2005년 빌 코스비는 언론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5년 우리는 소셜미디어를 갖게 됐다. 우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매거진』은 이들이 성폭행 피해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강력한 무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도 취지를 밝혔다. 표지 사진의 맨 마지막 의자는 36번째 여성의 추가 증언을 기다린다는 의미로 비워 두었다.

1980년대 미국 NBC드라마 ‘코스비 가족’으로 스타덤에 오른 빌 코스비는 지난해부터 수십 명의 여성에게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으나 혐의를 부인해 왔다. 코스비는 2005년에 자신이 이사직을 맡았던 필라델피아 템플대의 여자농구팀 코치였던 안드레아 콘스탄드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코스비가 진정제의 일종인 퀘일루드 사용을 시인하는 발언이 담긴 법정 진술서가 공개되며 사건은 다른 국면을 맞았다. 7일 AP, CNN 등 주요 외신이 공개한 법정 기록 문서에 따르면 진정제의 일종인 퀘일루드를 준 사실을 시인했다. 퀘일루드는 성적 욕구를 상승시키고 불안감을 해소하는 마약 성분의 진정제다. 미국 마약단속국은 퀘일루드를 비의료용 약물로 분류해 적발 시 엄격히 처벌한다. 빌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 재판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상대방의 인지 없이 약을 먹이고 동의 없는 성관계를 하는 것은 강간”이라며 “이 나라는 물론 문명화된 어떤 국가에서도 강간은 용인되지 않는다”며 빌 코스비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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