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본부 6월 1일 양성평등센터 개소
센터장에 김권 대령… 5명으로 구성
“육군 양성평등 추진 컨트롤 타워 역할 하겠다”

 

육군 양성평등센터장에 임명된 김권 대령은 16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폭력 사건은 발본색원해 엄중 처벌하고, 양성평등상담관들을 활용해 성폭력 예방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육군 양성평등센터장에 임명된 김권 대령은 16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폭력 사건은 발본색원해 엄중 처벌하고, 양성평등상담관들을 활용해 성폭력 예방교육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육군이 남성 중심적 병영 문화를 바꾸기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6월 1일 김요환 참모총장 주관으로 문을 연 양성평등센터는 육군 양성평등 추진의 컨트롤 타워로 성차별‧성폭력 예방 활동, 상담‧처리 활동, 사고 원인 분석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 등에 힘을 쏟고 있다. 헌병, 공보, 의무 기능도 갖춰 성폭력 사건이 터지면 빠른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고 육군은 밝혔다.

센터장에는 김권(48) 대령이 임명됐다. 육사에서 심리학 전임강사를 지낸 그는 육군 최초로 위관장교 상담기법 전문 교관으로 일한 이력이 있으며 전·후방에서 지휘관과 참모 직위도 경험해 적임자로 발탁됐다. 김 센터장 외에 예하 부대를 총괄 관리하는 양성평등관리장교에 김소영 중령, 피해자보호관리장교에 김미영 소령(법무관), 양성평등상담관(민간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1년 365일 고충 상담이 가능하고 상담과 법률자문, 피해자 보호 등도 원스톱으로 처리된다.

육군은 이와 함께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전문 인력에 의한 조사와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무실에는 전담 검찰관을, 성폭력 사건 재판부에는 여군 판사를 배정했다. 또 중앙수사단에는 성폭력 전담 수사팀을 운영하고 군단급 여군 수사관을 전담 지원해 피해자 보호에 기반을 둔 정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조직을 전면 보강했다.

김권 센터장은 16일 충남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이뤄진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성평등이 이뤄져야만 성폭력이 근절된다”며 “전담 부서의 독립된 위상을 가진 양성평등센터가 문을 연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육군 양성평등센터 개소는 국방부가 올 들어 성폭력 근절을 위한 전 방위적 대책을 내놓은 것과 맥을 같이한다. 육군은 지난 4월 양성평등추진계획을 세운 후 남성 중심적 병영 문화 혁신을 위한 긴급 정비에 들어갔다.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양성평등센터 개소다. 개소식에 참모총장을 포함해 군 수뇌부가 총출동했다는 데서 육군이 양성평등한 병영 문화 정착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현재 육군 여성 인력은 장교와 부사관, 군무원 등 8000여 명이고 전체의 약 6.2%를 차지한다.

 

김권 육군 양성평등센터장이 양성평등상담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육군 양성평등센터는 양성평등관리장교, 피해자보호관리장교(법무관)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권 육군 양성평등센터장이 양성평등상담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육군 양성평등센터는 양성평등관리장교, 피해자보호관리장교(법무관)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 센터장은 “근접 전투를 주 임무로 하는 육군에선 남군과 여군이 근무할 때 많은 접촉이 있어 양성평등한 병영 문화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전에도 성폭력 피해자 지원책이나 성폭력 예방교육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질과 양을 보강해 시스템을 완비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며 “전담 인력을 배치해 실효성을 높였다. 성폭력 사건은 발본색원해 엄중 처벌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는 익명성과 신속한 처리 보장이 필수 요소다. 하지만 군 조직 특성상 조사 과정이나 업무 처리 중 신분 노출로 2차 피해가 우려돼 피해자가 신고를 기피할 수 있다”며 “양성평등센터는 군 내 성폭력 사건이 절대 묵인, 은폐, 지연 처리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그동안 작전사급과 군단급에 각각 중령 여성고충관리장교와 민간 성고충전문상담관을 전담조직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사단·여단급에는 겸직의 여성고충상담관을 운영해 한계가 있었다. 제대별로 구분되던 조직을 이번에 양성평등상담관으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군단급에 민간 양성평등상담관 14명, 사단급에 양성평등상담관 39명, 작전사급에 양성평등관리장교 4명으로 구성돼 전담으로 업무를 맡는다. 이들은 성폭력 사고 대응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 성폭력 예방교육 시행에 힘쓰게 된다. 사단 주무장교(참모장) 직속으로 군 지휘부와 연계해 운영한다. 육군은 사단 양성평등상담관들이 연간 80~100시간의 양평원 전문 위탁 교육을 이수토록 했다. 이들이 직무수행 자격증을 부여받으면 군내 성폭력 예방교육 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김 센터장은 “양성평등상담관들은 부대별로 돌아다니며 40명씩 편성해 토론 교육에 힘쓰고 예하 부대 지휘관이 될 중령, 대령을 대상으로 맞춤형 집중교육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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