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축구 스타 총출동, 역대 최대 규모
한국은 2003년 이후 두 번째, 첫승과 16강 목표
국제축구연맹(FIFA) 수뇌부가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가운데 오는 8일(현지시간) 2015년 여자월드컵의 막이 오른다. 개최국 캐나다와 중국의 조별리그 A조 첫 경기를 시작으로 7월 5일 폐막까지 6개 도시에서 경기가 치러진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다. 12~16개국이던 본선 진출국 수가 24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4개 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후 각조 1, 2위 팀과 3위 팀 중 상위 4개 팀이 16강에 오른다.
여자월드컵의 역사는 짧다. 남자월드컵보다 61년이나 늦은 1991년 중국에서 1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첫 대회가 열렸다. ‘월드컵’이라는 이름도 쓰기 못한 채 ‘여자축구세계선수권대회’라는 이름으로 경기가 벌어졌다. 1995년 미국 대회부터 참가국은 16개국으로 늘어났고 대회에 대한 인지도도 올라갔다. 한국은 2003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여자월드컵 출전이다.
‘죽음 D조’ 우승 후보는 미국과 독일
이번 대회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죽음의 조’라 불리는 D조의 경기 결과다. D조에는 세계 랭킹 2위인 미국을 비롯해 5위 스웨덴, 10위 호주 등 톱10 국가가 3개나 포함돼 있다. 세계 랭킹은 33위지만 아프리카 대륙 최강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우승 후보로는 뭐니 뭐니 해도 세계 랭킹 1, 2위인 독일과 미국이 꼽힌다. 1991년 1회 대회와 1999년에 우승을 차지했던 미국은 역대 6번의 대회에서 모두 4강에 들었으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기에 오랜만에 이웃 나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2011년 8강전에서 주최국이자 세계 1위인 독일을 꺾고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미국을 누르며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킨 일본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 밖에도 세계 랭킹 3위 프랑스와 5위 스웨덴, 주최국 캐나다(8위)와 남미 최강인 브라질(7위) 등도 우승 후보다. 세계 랭킹 공동 8위인 북한의 경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계 랭킹 18위에 올라 있는 한국 대표팀은 브라질, 스페인(14위), 코스타리카(37위)와 E조에서 겨루며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꿈꾸고 있다. 2003년 첫 출전 때는 3전 전패를 기록했고 2007년과 2011년에는 일본과 북한에 밀려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간판 공격수인 박은선과 ‘지메시’ 지소연의 투톱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5월 31일 세계 최강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파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브라질 마르타, 독일 앙게러 선수에 ‘주목’
캐나다의 일간지 토론토선은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 11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최고의 스타로는 역시 브라질의 공격수 마르타가 꼽힌다. 마르타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에 뽑힌 전설적인 인물로 월드컵 통산 최다 골 타이기록(14골)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이 기록이 깨질지도 관심사다.
우승 후보 독일의 나딘 앙게러는 2007년 대회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끈 최강의 골키퍼. 2013년 36세 나이에 ‘FIFA 올해의 선수’에 뽑히면서 남녀를 통틀어 골키퍼 출신으로는 최초라는 기록과 함께 최고령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더욱 눈길을 끈다.
애비 웜바크는 16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미국의 대표 공격수다. 올해 34세인 웜바크는 2001년부터 미국 대표팀에 참여해 두 번의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12년 ‘FIFA 올해의 선수’에 올랐다. 이번 대회전 성차별로 FIFA와 캐나다 조직위를 고소한 소송팀을 이끌기도 했다.
역대 아시아 최고 선수로 꼽히는 사와 호마레는 일본 여자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5세 때 국가대표에 발탁되어 5회 연속 출전했으며 2011년 주장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한편 골든볼(MVP)과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주최국 캐나다의 공격수 크리스틴 싱클레어와 미드필더 소피 슈미트, 미국의 또 다른 스타 알렉스 모건, 프랑스의 ‘여자 지단’이라 불리는 루이자 네시브 등도 주목할 만한 선수로 꼽혔다. 또한 네덜란드의 ‘축구 신동’으로 알려진 18세의 천재 소녀 비비안느 미에드마, 남미 여자축구의 차세대 스타로 꼽히는 콜롬비아의 요렐리 링콘, 스웨덴의 간판 공격수 코소바리 아슬라니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