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무기수 김신혜씨에 대한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심문기일이 열렸다. 이는 김 씨가 확정판결을 받은 지 15년만이다.
13일 오전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최창훈)는 일명 ‘김신혜 사건’ 재심에 관한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김 씨 측은 재심청구 이유로 수사과정의 불법감금과 체포, 가혹행위, 구속영장 실질심사 미고지, 약사의 진술에 근거한 사망원인 등을 들었다.
김 씨의 변호인은 “당시 경찰의 수사기록은 전혀 믿을 수가 없다”며 “현장검증 사진에서 김 씨의 머리가 뜯겨 나간 흔적은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변호인 심문에서 “아버지를 숨지게 한 범인으로 몰린 뒤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와 무차별적인 폭행, 겁박 등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속옷과 양말바닥, 티셔츠 등에 기록했으며 옷도 제대로 벗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범행 동기로 제기한 다수의 보험가입에 대해서는 “보험사에 근무한 경험이 있어 어려운 모집인들을 배려한 것”이라며 “(경찰이 주장하는) 아버지의 자신과 여동생에 대한 성추행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또 “가석방과 감형을 포기하고 재심을 신청한 것은 제가 범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파렴치범으로 몰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밝혀야 했기에 자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 측은 “청구인의 재심 신청 이유는 의혹에 대한 제기일 뿐”이라며 재판부에 기각을 요청했다.
한편 김 씨는 2000년 3월 7일 아버지가 전남 완도의 한 버스승강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자 피의자로 체포됐다.
김 씨는 수사과정에서부터 줄곧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현재 15년째 청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당시 수사기관은 김 씨가 보험금을 노리고 술에 수면제를 타 아버지를 살해한 뒤 교통사고로 위장하려고 사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김 씨의 자백과 증언 외에 다른 물증은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