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동자 10명 중 4명 “일해도 가난한 워킹 푸어”
여성 노동자 10명 중 4명 “일해도 가난한 워킹 푸어”
  • 박길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5.03.25 03:30
  • 수정 2015-03-31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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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성차별로 젠더격차 갈수록 심해져
가구주 절대빈곤율 남성은 5.1%, 여성은 20.1%
여성친화적 사회보장 절실… 양육 크레디트 도입해야

 

여성 노인은 남성 노인보다 더 가난하다.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돈 벌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25일 서울 강남의 길거리에서 한 노인이 채소를 팔고 있다.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여성 노인은 남성 노인보다 더 가난하다.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돈 벌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25일 서울 강남의 길거리에서 한 노인이 채소를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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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주인 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지난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과 이별한 송파 세 모녀가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은 컸다. 여성 빈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비극이었기 때문이다. 송파 세 모녀는 도대체 누구에게 죄송했던 걸까. 세 모녀에게 “죄송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국가가 아니었을까.

여성들이 가난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도 여성 빈곤 해결을 포함한 빈곤 퇴치를 주요 과제로 보고 있다. 여성 빈곤의 심화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1995년 베이징세계여성대회에서 나온 베이징행동강령에서 여성 빈곤에 대해 아래와 같은 전략적 목표를 내놓은 이유다.

① 빈곤 여성의 요구와 노력을 해결하는 거시 경제전략과 개발목표를 평가하고 채택을 유지한다. ② 경제적 지원에 대한 여성의 평등한 권리와 접근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법과 행정적 관행을 개선한다. ③ 여성이 저축과 대출제도와 기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④ 빈곤의 여성화를 해결하기 위한 성인지 기반 방법론을 개발하고 연구를 진행한다.

여성 가구주 빈곤율 젠더격차 4배

한국여성민우회 ‘세입자 주거권 액션단’의 활동을 보면 여성의 빈곤화가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은 “많은 비혼 여성 가구주들은 드라마 속 깔끔한 오피스텔과는 거리가 먼 열악한 주거 여건을 견뎌내고 있다”며 “집주인이 언제든 벌컥 문을 열고 들어올 수도 있는 무방비한 보안 상태와 곰팡이·습기·해충·냄새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원하는 주거 조건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바깥과 구분된 덜 춥고 덜 더운 집, 햇볕이 들고 환기가 되며 하수구 냄새와 곰팡이가 없는 집, 결로 걱정 없이 보일러를 틀 수 있는 집, 욕실과 부엌의 물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집, 이부자리를 깔고도 움직일 공간이 있는 집, 외부 침입으로부터 안전한 집 등 참으로 소박하다. 하지만 정작 이런 집이 그들 차지가 되기는 어렵다.

 

26일 서울 동대문의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마늘을 팔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6일 서울 동대문의 지하철역에서 한 여성이 마늘을 팔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들은 왜 가난한 걸까. 주요 원인으로 우선 여성 가구주의 증가가 꼽힌다. 특히 노동시장의 젠더 불평등이 그 뿌리다. 노인층보다 근로연령기 남녀 빈곤 격차가 훨씬 크다는 데서 이를 잘 알 수 있다.

여성들은 가족을 돌보느라 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50%에 불과하다. 일하더라도 비정규직에 낮은 임금,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유리천장과 승진 차별을 겪는다. 성별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에 오르는 오명을 얻었다. 2012년 현재 전체 노동자 1742만 명 가운데 442만 명(25.4%)이 저임금 계층이고 여성 노동자의 40%가 저임금 노동자다. 여성 전체 노동자의 약 40%가 ‘일을 해도 가난한’ 근로 빈곤계층이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노동시장 유연화로 비정규직과 하청이 늘면서 여성 일자리가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집에서 애나 보는 아줌마 주제에…”라고 말하는 사람은 확연히 줄었다. 하지만 육아와 살림은 여전히 매달 통장에 찍히는 월급 만큼 강력하게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돌봄노동이 자본주의 시장에 상품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저평가되는 이유다. 노인 요양, 아이돌보미 같은 사회서비스 돌봄 노동자는 취약계층 고용을 위해 만들어진 일자리라는 인식이 여전하다.

여성 가구주가 꾸준히 늘면서 빈곤율도 늘고 있다. 2012년 현재 여성 가구주 가구의 절대빈곤율은 20.1%인 데 비해 남성 가구주 가구 절대빈곤율은 5.1%로 젠더 격차가 4배나 된다. 중위소득 50%를 빈곤선으로 한 상대적 빈곤율도 4.2배에 이른다(2012년). 강 위원은 “송파 세 모녀의 비극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 노인은 남성 노인보다 더 가난하다.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돈 벌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당연히 노년층의 기초수급자 비중이 높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남성은 중년기(43.1%), 여성은 노년기(37.4%) 수급자가 많다.

국민연금, 1인1연금제로 바뀌어야

사정이 이런데도 사회보장은 충분하지 못하다. 수급액도 낮다. 비공식 노동,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근로자임을 인정받지 못해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빈곤층인데도 부양의무자 기준 탓에 기초생활보장제도 혜택을 받지 못해 하루하루가 위태롭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여성친화적 사회보장제도가 절실하다”며 “기초연금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가난한 여성 노인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에 연계되지 않고도 연금 수급권 확보가 가능한 노후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는 얘기다. 석 교수는 특히 “여성의 무급 돌봄노동을 인정해줘야 한다. 2007년 연금 개혁 후 출산 크레디트를 주는데 양육 크레디트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둘째 자녀 이상 출산한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자녀 수에 따라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출산 크레디트(둘째 아이는 12개월치의 보험료를 국가가 납부, 셋째 아이는 18개월치 납부)를 준다. 독일은 자녀당 3년씩 양육 크레디트를 주기 때문에 양육 크레디트만으로도 연금 가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사회보장 사각지대인 저소득 여성, 빈곤 계층 여성들에 대한 4대 보험 지원도 크게 늘려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을 실질적인 1인 1연금제로 바꿔 모든 여성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얻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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