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는 도전의 다른 이름 “1그램의 용기 보태 57세 대학원생 됐죠”
자신의 DNA에 저항하지 말라… 내 묘비명은 ‘몽땅 다 쓰고 가다’

 

9일 서울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난 국제구호 활동가 한비야씨는 “아무리 똑똑하고 승승장구해도 온기가 없으면 그 인생은 풍요롭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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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두 눈 질끈 감고 한 발짝만 용기를 내서 내디뎌 보세요. 길이 있어서 한 발짝 내딛는 게 아니라 한 발짝 내디뎌야 길이 열리니까요. 그런데 이거 아세요? 0.1그램의 용기만 보태도 충분해요.”

9일 젊음의 거리인 서울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난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57·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교장)씨가 건넨 말은 ‘아침 햇살 같은 용기’였다. 10년 전 그는 세계 긴급 구호의 현장 보고서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란 책을 통해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고 피를 끓게 만드는 일을 하라”며 독자들을 부추겼다. 세계 65개국 오지 마을을 육로로만 여행하며 ‘바람의 딸’이란 애칭을 얻었고, 다시 직업을 바꿔 국제구호단체의 긴급구호팀장으로 세계를 누볐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뜨겁고 강렬한 태양’이 아니라 ‘맑고 따뜻하고 다정한 빛’이 되고 싶다고 했다.

아침 햇살 같은 용기 보태드리고 싶다

6년 만에 나온 신작 『1그램의 용기』(푸른숲)에서 한씨는 용기가 실은 도전의 다른 이름임을 일러준다. 그리고 그 용기는 1그램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한씨는 “강연장에선 1그램이 아니라 0.1그램의 용기를 보태라고 한다”며 웃었다.

-1그램이라니 너무 작지 않나요.

-“하하. 제가 처음 정한 제목은 ‘0.1그램의 용기’였어요. 출판사에서 바꾸자고 한 거죠. 사실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망설이는 마음이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맞섰을 때 1그램만 보태면 충분해요.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힘, 해야 할 일을 할 자신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지 않을 분별력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불안과 두려움에 빠져 용기를 잃고 뒤돌아서기 십상이죠. 너무 오랫동안 준비해온 일을 너무 허접한 이유로 안 하면 아깝잖아요. 그럴 때 1그램만이라도 하자는 쪽으로 확 기울면 한 발짝 앞으로 내딛게 되는 거죠.”

그 역시 평생 ‘1그램의 용기’를 보태 여기까지 왔단다. 3월에 새로 시작한 이화여대 박사과정도 그랬다. ‘57세 학생’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일인데 더욱이 세상에 이름이 알려진 국제구호 전문가가 다시 학생 신분이라니…. 현장에서 만난 친구들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말렸다. 현장을 뛰는 그에게 박사학위가 필요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학위를 끝내면 정년이 가까워오는데 3, 4년이나 생고생해서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까지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을 지냈다. 박사과정을 시작하면 유엔 상근직이 되는 길도 멀어진다. 그도 동료들이 반대하니까 살짝 기가 죽었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친구들이 반대하니 나야말로 1그램의 용기를 보태야 했어요. 결국에는 더 크게, 더 길게 보기로 했어요. 저는 현장과 학계, 정책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하거든요.”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3년간 학생들을 가르쳐온 그가 다시 학생이 된 사연은 이랬다. 아니 이번 학기에 이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구호와 개발협력’ 강의도 계속하니, 한비야를 만나고 싶으면 이대 캠퍼스로 갈 일이다.

 

한비야씨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망설이는 마음이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맞섰을 때 1그램만 보태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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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씨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망설이는 마음이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맞섰을 때 1그램만 보태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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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장작을 한 아궁이에 몽땅 태운다면…

그는 하루 네 시간만 자면 되는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다. 이들은 선천적으로 적게 자고도 활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수면 양이 적어도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이며, 낙천적이고, 목표의식이 뚜렷하다. 그렇다 해도 그 많은 일을 언제 다 할까. 언제나 일을 몰고 다니는 듯한 한비야가 들려준 답은 ‘아궁이론’이었다. 장작 10개와 아궁이에 걸린 솥 10개가 있다 치자. 그 10개의 장작을 한 아궁이에 1개씩 넣는다면 10개의 솥을 미지근하게 만들 뿐이다. 그런데 장작을 한 아궁이에 몽땅 넣는다면 솥은 확실히 달궈져 물이 끓고 밥이 익는다. 한 가지 일에 힘과 시간, 노력을 몰아줘야 한다는 얘기다.

-언제나 사생결단하고 덤벼드는 분인 줄 알았는데요.

“어떻게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하겠어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할 때 배수진을 칠 필요는 있어요. 저도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을 그만두고 유학 갈 때 월드비전을 휴직하지 않고 아예 사직했어요. 돌아갈 곳이 있다고 생각하면 살살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한비야에겐 자신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힘이 있었다. 그래서 미리 정한 묘비명이 ‘몽땅 다 쓰고 가다’다. 그는 쉰둘의 나이에 미국 터프츠대로 유학을 떠나 인도적 지원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년의 절반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머지 절반은 현장에서 구호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책을 읽으니 ‘굼벵이론’도 나오더군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세상에 재주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자기 재주는 다른 데 두고 남의 것 탐내면서 돌아다니는 거죠. 자기가 가진 DNA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전 말 빠른 DNA를 타고났어요. 그래서 그 유전자에 저항하지 않고 순응했어요. 만약 굼벵이가 빨리 가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해봐요. 그래봤자 중간밖에 못해요. 반대로 구르는 재주에 집중하면 트리플액셀도 하고, 체조선수 양학선처럼 ‘도마의 신’도 될 수 있어요.”

그는 자신을 ‘멘토’로 부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언니나 누나 역할이면 좋겠다고 했다. 한번은 거리에서 그의 책을 즐겨 읽던 모녀 독자를 만났다. “언니!” 엄마와 딸이 한씨를 동시에 이렇게 부르자 엄마가 딸을 째려보며 소리쳤다. “넌 이모라고 불러야지!”

매일 자신의 책을 읽거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한씨는 “난 멘토나 지도자라는 말을 듣는 게 부담스럽다. 즐겁고 자유롭게, 기왕이면 남 도와주면서 살려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기계발서를 보면 청유형으로 가득 쓰여 있잖아요. 난 딱 질색이야, 딱 질색….(웃음) 각각 다 처지가 다르고 삶의 무대도 다른데 무차별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봐요.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라’라고 하는 것도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서 좋았다, 까지만 이야기해야지, 어떻게 폭력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아침형 인간으로 살아라’라고 이야기할 수가 있나요?”

멘토가 어두운 밤의 손전등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은 가슴 벅찬 일이지만 ‘국민언니’ ‘국민누나’라는 칭호가 더 반갑다는 것이다. “멘토는 상대가 물어오지 않는데도 청유형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같아서 너무 싫어요. ‘언니’ ‘누나’가 가장 좋고 그 다음에는 살짝 선배 이미지…. 근데 만만한 선배죠(웃음).”

난 여자라서 땡잡은 거 같다

-요즘 20대는 취업이 안 돼서, 30대는 일·가정 양립이 어려워서, 40대는 부족한 노후자금 때문에 걱정이 많은데요.

“지금 내 고민은 우리 사회와 국가, 전 세계가 같이 겪는 아픔이죠. 예전에는 어느 나라나 대학을 나오면 취직 되는 게 당연한 일이었어요. 지금은 일자리가 세계적인 고민거리예요. 개인이 게으르거나 운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해요. 지금 내 방 바깥은 춥고 거칠고 냉혹하고 가혹하기까지 한데 어쩌면 봄은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 오지 않을지도 몰라요. 바깥이 겨울임을 인정하고 어떻게 살지 준비를 해야죠.”

-40대는 너무 늦었다는 조바심을 내게 돼요.

“100살까지 사는데 ‘늦었어’ ‘늦었어’ 하면서 60년을 살 수는 없잖아요. 직업으로 삼는 건 정년이 있으니 늦을 수 있지만 취미 생활로 해도 되니까요. 일상에서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 한 가지쯤은 해야 살지 않겠어요? 이 일을 할까 말까 할 때 해보면 성공 확률이 50%인데 안 하면 0%입니다.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걸 하면 남들 눈에 실패로 보여도 일단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한 데다 그 경험이 어디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그러면서 한씨는 주말에 좋아하는 산행을 하기 위해 주중에는 돈 버는 일을 하는 자동차 정비공 이야기를 꺼냈다. 한씨는 “그렇게 지혜롭게 살았으면 한다.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며 “30·40대 여성들이 매일매일 실력이 느는 일을 한 가지씩 배웠으면 한다”고 권했다. 육아에 많이 묶여 있지만 자신을 위해 뭔가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난 여자로 태어나서 땡잡은 거 같다”고 했다. 여자는 육식동물이 아니라 초식동물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초식동물은 나뭇잎·열매·과일·풀 등 녹색 물질을 뜯어먹고 좋은 풀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더러 오라고 손짓해서 부른다. “여자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따뜻한 온기죠. 아무리 일 잘하고 아무리 똑똑하고 아무리 승승장구하는 사람이라도 온기가 없으면 그 인생은 절대 풍요롭지 않아요. 여자가 훨씬 더 남자보다 온기가 강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거 같아요. 여자들이 공적 영역에 등장하면서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세요.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만큼 세상은 더 평화롭고 배려가 있는 사회가 됐어요.”

-남장 여인들도 있는 걸요. 생물학적으로 여자일 뿐 행동은 다 남성이죠.

“바깥에는 다 남성뿐이고 여자들은 ‘목소리 없는 사람들’이었잖아요. 남자들이 룰이나 규칙, 사회구조를 정해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남성처럼 일해야 그 사회에서 살아남고 다른 여자들에게 길을 터줄 수 있었죠. 이제와서 ‘저 사람은 남장 여인이야’ 이렇게 말할 순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서 한 발짝이라도 내디뎠으니까요.”

 

 

한비야씨는 십자매 모임에서 자매애를 나눈다. 그는 십자매를 “내 인생의 온돌방”이라고 했다.cialis coupon free prescriptions coupons cialis trial coupon
한비야씨는 십자매 모임에서 자매애를 나눈다. 그는 십자매를 “내 인생의 온돌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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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십자매는 내 인생의 온돌방

그는 여성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말하다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정성 있고 일을 잘한다. 긴급구호 현장을 봐도 눈에 띄게 잘한다”고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비교하니 내가 별로인 거 같지만 사실 우리는 정말 잘하고 있어요. 이대에서 1학년 학생들을 만나면 늘 하는 이야기가 그거예요. ‘여러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멋진 사람이다.’ 그걸 생각하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세상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지면서 그 역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악플은 일부러 읽지 않는다. 일부러 상처를 후비고 소금을 뿌릴 이유가 없어서다. 요즘은 아무도 익명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정된 에너지와 시간을 악플 고민으로 보내는 게 싫다는 그는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도 안전지대는 없다”며 “어떤 말을 하면 반대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악의를 가진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야겠더라. 하지만 그러면서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세간의 오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번 책은 6년 만에 나왔지만 신문과 잡지, 가톨릭 서적에 글을 연재하는데 아직도 여행 다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어요. 여행은 국내 여행까지 합쳐서 7년 다녔고 긴급구호 일은 15년째 하고 있는데 아직도 여행가로 생각해요. 여행가 한비야는 잊어줬으면 좋겠어요.”

그의 직업은 약자를 돕는 일이다. 책에는 60대 초반의 운전기사를 함부로 대하는 소개팅남과의 일화가 담겨 있어 ‘갑을논란’과 관련해 잔잔한 울림을 준다. 그는 “커피숍 아르바이트생도 다른 커피숍에 가면 손님이 된다. 영원한 갑도, 영원한 을도 없다”며 “인품이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 아닐까. 품위 있는 갑, 품위 있는 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성들이 자매애를 갖고 서로를 격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도 자매애를 나누는 모임인 십자매가 있다. 그는 십자매를 “내 인생의 온돌방”이라고 표현했다. 여성들이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무한 신뢰, 무한 애정을 보낼 때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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