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지역구를 뛰는 여성들은 총 16인이 될 전망이다. 무소속 지

역구 출신으로 ‘4전5기의 여성의원’으로 불렸으나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해 여성계의 안타까움을 샀던 임진출 의원(한나라당)은 한 때 백

의종군 출마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당 잔류를 위해 출마를

포기하는 것으로 입장 정리를 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 3.7%로 세계 평균 13.2%에 한참 못 미치는 현실

이지만 도전의 용기를 지닌 여성 후보들의 출사표를 2회에 걸쳐 싣는

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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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부총재(한나라당.대구 달성)

98년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한나라 지역구 여성 후보 5인

중 당선 가능성이 가장 강력히 점쳐지는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 그

자신 후보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들의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할 정

도다. 그러나 박 부총재는 이번 선거가 본인의 선거이고, 상대인 민주

당 엄삼탁 고문 역시 만만치 않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며 신경쓰는 분

위기다.

그간 되살아난 ‘박 대통령’ 향수에 편승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본인은 “부모님이기에 유권자 정서상 나와 떼어 따로 생각하

기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부모님의 후광과 무관하게 현

실 정치권에서 소신 있게 행동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한다. 또

한 오히려 지역감정을 유발한다는 최근의 일부 비난에 대해서도 “3월

초 열린 민주당 경남도지부 필승결의대회에서 이만섭 상임고문이 지역

감정의 시작은 DJ의 71년 대선 출마가 아니라 69년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에서 비롯됐다는 발언에 대해 오히려 DJ가 지역감정에 있어

가장 큰 이득을 본 것 아니냐고 반문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박 부총재는 지역구 대구 달성에 대해 도농 복합지역으로 빈부격차가

크고 낙후된 지역이며, 특히 여성이 전체 50% 이상을 점하고 있기에

도로 교통과 여성복지 문제에 주력하겠다고 밝힌다. 그간 박 부총재가

주력한 의정활동도 파동-가창 도로확장에 1백억 확보, 달성군 국고보

조금 204% 증가, 종합복지센터 건립 예산 확보 등 대부분 이 부분에

치중됐다. 박 부총재는 그동안 몇몇 언론매체와 시민단체가 실시한

조사에서 호감도, 도덕성, 성실성, 의정활동, TK를 대표할 차기 정치인

등의 항목에서 수위를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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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숙 부(자민련. 서울 서초갑)

1월 초 입당 후 1월 말 경 부총재 임명과 동시에 정치 1번지로 부상

한 서초갑 지구당위원장직과 공천을 따낸 신은숙 순천향대 교육과학

부 교수. 그의 정치 경력이란 40여 년 전 4.19의거, 5.16혁명을 거치며

대학(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때부터 막연히 간직해 왔던 새정치

이상과, 졸업 후인 63년 3개월 간 공화당 박정희 후보 대선 진영에서

잠깐 일했던 것이 전부다. 이때 JP와 스쳐 지나갔지만, 그 인연이 결

국 99년 5월 여성계 인사들의 적극적 권유와 추천으로 JP를 다시 만

나 정치인생이란 새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결과를 낳은 셈. 신 부총재의

전격적인 입당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인식되던 당 색깔을 어느 정도

희석시켜 놨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다른 후보들이 공천 홍역을 앓고 있을 때, 일찌감치 공천을 확

보해 놓은 여유 속에서 자신의 오랜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고민하는 단계로 넘어갔다. 그의 말대로 “정치란 교과서와

너무나 달라 구체적으로 알았더라면 이토록 용기 있게 뛰어들지 못했

을 것이다. 다른 정치 신인들이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심정을 충

분히 이해한다”는 것. 그러나 30여 년 교육 현장에서 뒹군 경험을

토대로 “우리 나라 여성 정치 지망생들에겐 '교과서’가 없다. 낙선

하더라도 이 교과서 역할을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다면 후회 없을

것”이라는 당당한 출사표를 던진다.

현재 신 부총재의 강력한 라이벌은 한나라당의 박원홍 의원. 한 때는

5명의 남자 후보들이 속출한 가운데 그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 서로

잘 해봅시다”란 호탕한 격려로 선수치곤 했다. 박 후보가 TV를 통

해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고는 있지만, 실속을 꼼꼼히 따지는 현명한

유권자들이라면 생활 정치를 구현할 능력이 있는 자신을 선택할 것이

라는 자신감도 내보인다. 신 부총재는 특히 문화와 교육으로 삶의 질

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

신은숙 부총재는 현재 전국여교수연합회 부회장, 전국대학교 학생생

활연구소장 협의회 회장 등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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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의원(민주당.서울 광진 을)

추미애 의원의 15대 국회에서의 활약으로 광진을은 수도권 내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손꼽히게 됐다. 그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민주당

핵심세력으로 종종 언급되고, 공천도 1순위로 받았다. 초선의원 경력

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그의 이런 역량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15대 선거 당시 37세의 나이로 당선, 김옥선 전 의원에 이어 최연소

지역구 여성의원으로 주목받는 첫 출발을 했던 추 의원은, 이후 그 관

심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각종 언론매체, 시민단체의 의정활동

평가에서 늘 수위를 달려왔고,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4년 연속 선정

되기도 했다. 끈기와 인내로 부패방지법 제정을 줄기차게 촉구했고, 당

론과 상관없이 특별검사제를 관철시켰다. 그의 활약은 무엇보다 인권

옹호 면에서 두드러진다. 96년 10월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그 해 8

월 연세대 시위에서 한총련 여학생들에게 행한 전·의경의 성추행 사

실을 공개했고, 99년 말 제주 4.3사건 특별법을 제정하는 성과를 거두

었으며,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에 앞장섰다.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

는 전자주민카드제도도 백지화시켰다.

재선을 겨냥하는 추 의원의 선거전략은 바로 “처음 시작할 때의 마

음가짐으로 지난 4년간 일해왔다”는 것을 유권자들이 생생히 느끼게

해주는 것. 추 의원이 지역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초등학교까지는 어

느 정도 이뤄놓은 학교급식을 중고등학교로 확대하고, 1동네 2개 어

린이집 갖추기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는 궁극적으로 여성의 사회 진

출과 자기개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85년부터 법조인 인생을 시작한 추 의원은 86년 검찰이 '전환시대의

논리' 등 백여 권의 서적에 대해 전국적으로 수십 여 법원에 일제히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한 유일한 판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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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순의원(한나라. 경기 고양시 일산갑)

15대에 전국구로 입성했던 오양순 의원은 지옥구(지역구)를 뛰기 위

해 호된 경쟁을 치뤄야 했다. 대표적 혼전지역으로 꼽히는 일산구갑에

서 오 의원은 2명의 전국구 의원,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언

론담당보좌역을 지낸 신동준 씨 등 무려 6명의 남성 후보들과 겨뤄야

했다. 이제 공천은 거머쥐었다. 그러나 상대는 신인이지만 시사평론가

로 일반 대중에게 낯익은 민주당의 정범구 씨.

오 의원이 전국구라는 전국구를 마다하고 지역구로 뛰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폭력을 화합으로, 밀실정치를 투명정치로 전환하

는 데는 여성이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둘째는, 15대 동안 최선

을 다해 뛰었지만, 주민들의 마음속에는 전국구 의원이기에 봉사보다

는 특권을 누렸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 다음으론, 일산이야말로 정

서 문화도시, 통일 거점의 국제도시로 키워내야 하는데 이에 적합한

것이 바로 여성 특유의 능력이란 확신 때문이다.

오 의원 역시 생활정치로 유권자들의 정치 신뢰도를 높이고 싶어 한

다. 그동안 실직자 생계자금의 24%나 되는 연체이자율을 16%로 낮추

고, 산후조리원 관리체계가 전무한 점, 보육시설들의 급식 무방비 실태

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대책을 촉구한 것 등이 일례다. 자신이 약사 출

신이기에 껄끄러운 의약분업 논쟁에 있어서도 의약품의 오남용은 막아

야 한다는 원칙 속에서 의사와 약사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정책적

차원에서의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지적해 왔다.

오양순 의원은 “정치색은 약하나 실무형 국정감사로 활약이 돋보였

고 국회가 잠자는 가운데도 발로 뛴 성실파”란 평가로 각종 매체의

의정활동 베스트 20에 꼽히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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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위원장(서울 동대문갑)

지난 15대 총선에서 불과 4천여 표도 채 못되는 차이로 낙선의 고배

를 마셔 여성계를 안타깝게 했던 김희선 민주당 동대문갑 지구당위원

장. 4년 간 여러 고비를 거치며 뚝심 있게 지역구 입지를 다져왔고, 전

국 몇 안되는 여성 지구당위원장으로서, 집권 여당의 여성위원회위

원장으로서 지방선거를 비롯, 여성의 정치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의 이런 ‘큰언니’ 역할로 99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그에게 ‘여

성권익 디딤돌’을 수여하기도.

84년 한국여성의전화 원장 및 대표, 현재 한국여성의전화연합 명예회

장, 92년 민주주의 민족통일전국연합 상임의장 등 재야 여성운동에

서 잔뼈가 굵었기에, 그의 정치 소신 역시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

에서 참다운 정치를 전개하겠다”는 것. 김 위원장은 자신의 4년 발

자취를 주목해 주길 바란다. 여성복지관을 건립하고 일하는 여성의

집을 유치하는 등 실제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는 일들을 차근 차근 해

나갔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경동약령시장의 국제적 한약상가화, 장안

동 고미술상가의 활성화 등 특성화 사업으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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