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자녀, 글로벌 인재로 키우자
다문화 자녀, 글로벌 인재로 키우자
  • 김태석 /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 초빙교수
  • 승인 2015.03.09 17:09
  • 수정 2015-03-09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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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올 설 명절에도 어김없이 많은 가족들이 자녀들과 함께 고향을 찾고 부모를 찾았다. 요즈음 젊은 주부들은 명절에 시집뿐 아니라 친정을 함께 찾는 모습이 이제 보편화됐다. 이런 현상을 보면서 이 땅의 많은 결혼이주자들의 고향 방문을 생각해 본다. 멀리 타국으로 이주해 와 고향과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는 마음만은 다 같으나 고향 방문 한 번 하는 일이 쉽지 않다. 명절에는 더더욱 그렇다. 따라서 이들의 고향 방문은 친정에는 갈 수 없는 반쪽짜리 방문이다. 특별 프로그램 등으로 어쩌다 친정 방문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친정 식구들과 자신의 한국 배우자와 자녀들이 제대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언어 소통 문제로 가족 간의 정을 잘 나누지 못하고 친정 방문 효과도 반감된다.

지금 우리는 세계 모든 사람이 이주민이 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고 한국 사회도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에도 많은 이주민·외국인들이 살고 있고 2014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약 180만 명 수준으로 지난 10년 사이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결혼하는 12가정 중 한 가정이 국제결혼 가정이고 2005년 2만여 명에 불과하던 다문화가족 자녀도 이젠 약 2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다문화가족의 증가에 따라 다문화가족 자녀 세대의 사회통합 문제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부상되고 있다.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이주민의 한국 사회 적응과 동화도 필요하지만 이들을 향한 일반 국민들의 태도 변화도 중요하다. 그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이방인이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녀들은 더욱 그렇다. 일방적 동화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용납하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존중해 주고,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일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돼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2012년 여성가족부의 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결혼이민자의 가정 내 모국어 사용에 대한 지지 비율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고 가족들에게 자신의 모국어를 가르친 경험은 더욱 낮게 조사됐다. 다문화가족 청소년기 자녀도 자신의 외국 출신 부모의 언어 사용 경험을 다수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최근 다문화가족의 언어·문화적 특수성이 다문화가족 자녀의 건강한 성장과 더불어 다문화사회 전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인식이 제고되고 있다. 이중 언어 습득을 통해 가족 간 의사소통 부재를 해소하고 긍정적인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도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족 자녀가 가정 내에서 외국 출신 부모의 언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을 전국 각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00여 곳을 통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 자녀들도 한국어뿐만 아니라 외국 출신 부모의 언어를 배우고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하면서 한국 문화와 다른 문화를 동시에 배우게 되며 다른 언어만큼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나라 간 여행과 교류가 빈번한 국제화 시대에 우린 더 이상 우리 자녀들의 활동 무대를 한반도 안으로만 제한할 수 없다. 세계화 시대에 자녀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가고 활동하도록 적극 지원해 주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마음껏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갈 때 자녀들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충분히 얻게 될 것이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 행복해하는 보다 풍요로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온 국민의 인식 변화와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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