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기본은 빛…베란다 옆, 박물관 내 통유리 최적
쿠킹포일 들고 찍으면 반사판 효과
배경은 최대한 깔끔하게…클로즈업 해야

네 살배기 아들을 키우는 한윤주(36)씨는 아이의 사진을 자주 찍어 육아 블로그에 올린다. 그러나 초점이 흐리거나 어둡게 나와 삭제하는 경우가 많다. 한씨는 “일하랴 살림하랴 정신없는 와중에 뛰어다니는 아이 사진을 제대로 찍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며 “‘남는 건 사진’인데 막상 사진 찍는 재주가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놀이동산이나 관광지에 가면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휴대폰이나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부모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눈으로 바라만 봐도 예쁜 아이의 사진을 보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다. 그러나 아이 사진을 찍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쉽고 간단히 익힐 수 있는 아이 사진 찍는 노하우를 알아봤다. 

 

렌즈가 허용하는 범위까지 최대한 가까이 클로즈업해 사진을 찍으면 시간이 지나도 유행이 지나지 않고 식상하지 않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렌즈가 허용하는 범위까지 최대한 가까이 클로즈업해 사진을 찍으면 시간이 지나도 유행이 지나지 않고 식상하지 않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진의 기본은 빛이다. 빛이 좋아야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베란다 창문이나 발코니 유리로 스며드는 햇살은 아이의 투명한 피부와 밝고 순수한 표정을 돋보이게 해준다. 특히 반사판을 이용하면 아이의 눈을 빛나게 담을 수 있다. 반사판은 눈을 빛나게 하는 효과 외에도 얼굴의 음영을 조절할 수 있다. 『아이 사진 예쁘게 찍는 디카&DSLR 테크닉』 저자 이호종씨는 “카메라 아래 30㎝×30㎝로 자른 쿠킹포일을 들고 찍으면 아이 눈이 빛나게 나온다. 아이가 쳐다보지 않는 경우 흔들어 시선을 유도하면 된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촬영한다면 엄마가 형광등 불빛 쪽에서 아이를 불러보자. 이 작가는 “한쪽에서만 비추는 형광등 불빛을 아이의 얼굴에 담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을 찍을 땐 아이의 컨디션은 물론 부모와 아이의 교감이 중요하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면 앉거나 엎드려서 촬영하는 것이 좋다. 남상욱 착한사진연구소 대표는 “팔꿈치가 흔들리지 않도록 무릎이나 바닥에 대어 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서 촬영한다면 팔꿈치를 가슴에 대고 촬영하면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찍을 경우에는 엄마가 형광등 불 빛 쪽에서 아이를 불러보자. 한쪽에서만 비추는 형광등 불빛을 아이의 얼굴에 담을 수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실내에서 찍을 경우에는 엄마가 형광등 불 빛 쪽에서 아이를 불러보자. 한쪽에서만 비추는 형광등 불빛을 아이의 얼굴에 담을 수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사진을 찍을 때는 배경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배경은 최대한 단순하고 깔끔하게 나오는 것이 좋다. 배경이 지저분하면 아이가 부각되지 않고 산만해 보일 수 있다. 집안에서 찍을 때에는 가급적 아기 뒤에 널려 있는 기저귀나 장난감 등을 치우자. 아이 전문 사진관인 스튜디오 머핀 유창욱 실장은 “물건을 치울 시간이 없다면 각도를 렌즈가 허용하는 범위까지 최대한 가까이 클로즈업해 찍는 방법도 적극 활용하라”며 “이런 사진은 시간이 지나도 식상하지 않다. 아이가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휴대폰으로 찍는 경우에는 8~10컷 연속 사진을 설정한 후 바로바로 흔들린 사진은 지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주변 배경을 살리지 않고 아기 표정에만 중점을 두고 싶다면, 실내등을 모두 끈 다음 스탠드를 이용해 아기에게 빛이 닿도록 조절한 후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 

야외에서 촬영한다면 여백을 활용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아이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여백을 두면 사진에서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다. 아이가 쪼그리고 앉아 얼굴을 가리고 있거나 날아가는 새에 시선을 두고 있는 경우 여백을 활용해 담는다면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아이 사진은 연출된 사진보다 자연스럽게 찍은 사진이 잘 나오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도록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거나, 아이와 마주하고 있는 자연스러운 장면을 담는 것이 좋다. 가족 사진을 촬영할 때는 아이를 가운데 두는 것이 가장 안정돼 보인다. 아이를 안을 때는 아이의 가슴 부분이 많이 보이도록 안는 것이 좋다. 

이 작가는 “보통 야외에서는 다리 밑이 한쪽에서 태양 빛이 스며들어 부드럽게 퍼지기 때문에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박물관 내 있는 통유리도 눈여겨보자. 빛이 쏟아지기 때문에 창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측면으로 일렬로 서면 베스트 사진을 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사진을 찍었더라도 관리를 소홀히해 사진이 분실되면 의미가 없다. 요즘에는 포토북·인화 등 아이 사진을 모아 성장 앨범을 만들어주는 업체도 많다. 보통 부모가 배경부터 사진 배치 등 모든 것을 직접 할 수 있다. 정해진 사진 틀에 원하는 사진만 골라 담으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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