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욕망을 존중하며 살고파”
“나의 욕망을 존중하며 살고파”
  • 최형미 / 여성학 강사
  • 승인 2015.02.03 09:30
  • 수정 2018-02-07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리핀 발전 전문관 토익스
LGBT 운동가로 활동

토익스(36)는 필리핀의 발전 전문관이고,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 운동가다. 주변을 유쾌한 기쁨으로 바꾸는 그녀는 무엇인가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었다.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에서 동성애자로 신앙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필리핀의 발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제안하는 그녀를 통해 행복한 여성운동가가 되는 작은 길을 엿볼 수 있다. [편집자 주]

 

토익스(36세)는 필리핀의 발전 전문관 이고,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렌스젠더) 운동가이다.
토익스(36세)는 필리핀의 발전 전문관 이고,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렌스젠더) 운동가이다.

원래 제 이름은 ‘플로라 메이’였어요. 5월의 꽃이라는 뜻이지요. 제가 태어날 때 예뻐서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래요. 그러나 자라면서 톰보이처럼 되었고, 사람들이 기대하는 여성스러움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나를 ‘토익스’라 부르기로 결정했지요. 그 이후에 직장 동료, 친구, 가족들도 모두 나를 토익스라고 불러요.

내가 누구인지를 나 스스로 결정한 것은 이름뿐만은 아니에요. 저는 저의 섹슈얼리티와 젠더 정체성 때문에 오랫동안 힘들었어요. 동성애자라고 하자 사람들은 이상하게 여겼지요. 나의 욕망이 틀렸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고통이었지요. 그러나 사회가 말하는 진리가 때론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 내게 죄책감을 일으키는 사회의 진리를 비판하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나의 욕망을 존중하게 되었어요. 우리 사회는 성으로 여성들을 통제해 여성들이 욕망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게 만들잖아요. 공적인 지위가 높아지고 지적으로 우수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적인 공간에서 차별받고 있어요.

섹스를 할 때조차도 여성들은 상대방의 기분에 맞추어 신음소리를 내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요구하지 못하지 않나요? 일방적이지요. 그러나 섹스는 너무나 개별적이라고 일반적인 상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상대방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몸으로 여는 세밀하고 새로운 소통의 공간이 아닌가요? 그러나 여성들은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는지까지도 사회에서 강하게 통제받고 있지요. 여성의 이슈는 바로 이 점에서 동성애자의 이슈와 만나고 있어요. 동성애자들 역시 누구와 사랑하는가에 따라 사회적인 통제와 제재 속에 있잖아요.

‘성’이라고 하면 주로 ‘성폭력’ 이슈와 너무 붙어 있어서 간혹 오해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성이 폭력적으로 표현되는 것에는 주목해야 합니다. 그러나 섹스는 사랑과 평화의 문제라는 점을 잊지 말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사회가 정의 내린 진실에 도전할 수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사회가 정의 내린 진실에 도전할 수 있고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발전 문제를 다룰 때, 성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자유, 사랑, 평화의 문제인데도 말이지요. 높은 지위, GDP(국내총생산) 등 어떻게 부를 축적할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돼서 더 욕심이 많아지고 심지어 주변 사람을 의심하잖아요. 제가 빵 두 개를 먹었으면 세 번째 빵은 배고픈 내 친구에게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것은 더 많이 갖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는 획일적인 자본주의 가치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저항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남들을 위해 살아도 행복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은 무척이나 많이 있잖아요.

저는 가톨릭 신자예요. 그러나 필리핀의 제도화된 종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신앙을 개인적으로 실현하고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지요. 저는 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일상에서 경험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저는 이화여자대학에서 열리는 아시아 활동가 훈련 프로그램에 뽑혔잖아요. 저보다 똑똑한 여성들이 많은데 제가 뽑힌 것을 알아요. 이것은 신의 축복이 아닌가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에게도 말을 하지요. 나는 신을 사랑해요. 신은 내가 더 잘 되기를 언제나 바라고 있어요.

획일적이고 지배적인 진실을 의심해보고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이렇게 우리 사회가 정의 내린 진실에 도전할 수 있고 다시 정의내릴 수 있는 힘이 임파워먼트가 아닌가요? 그것이 행복을 찾는 힘이 아닌가요?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