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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 태식/KIN 간사

KIN(Korean International Network; 지구촌동포청년연대)에서는 ‘외

국인 여성들의 국내 성매매 실태’라는 제목으로 열다섯 번째 월례 포

럼을 개최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외국인여성노동자상담소 간사 고

동실씨와 이대 여성학과 대학원생 백재희씨의 발제로 이루어진 이번

행사에서는 성산업을 위한 외국인 여성의 유입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에 대하여 올바른

관점을 세우는 계기가 되었다.

성산업으로 유입된 외국인 여성에 대한 한 가지 중요한 오해는, 이들

이 모두 사기를 당하거나 강제로 끌려와서 감금, 폭력 등에 의해 매춘

을 강요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을 떠올리면

‘구질구질한 쪽방에 갇혀 틈만 있으면 도주의 기회를 노리는, 성 착

취에 희생된 가난한 나라의 불쌍한 여성’이라는 심상이 머리를 채우

게 되는 것은, 문제를 자극적으로 포장하기 좋아하는 언론의 영향이랄

수만은 없다.

모순은 어느 곳에서나 극단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오해는 보다 광범위하고 중요한 문제를 ‘별 것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사실 우리가 만나본 여성들 중에는 매춘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 여성

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알고 오는 여자들도 많았

고... 주인은 폭력을 쓰거나 강제로 매춘을 시키지도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거죠. 사실 자발적으로 온 여성들의 문제를 다룰

수는 없잖아요.” 한 방송사 기자의 멘트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매춘을 하지 않으면서 성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 여

성이나 매춘을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성적 서비

스를 선택한 여성’에게도 알선기관의 과다한 비용, 폭행, 인격모독,

외출금지, 여권박탈 등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성산업으로 유입된

외국인 여성 모두가 인권의 사각 지대에서 성적 경제적 착취와 폭력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고 보다 근본적으로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

으로만 여기는 상품화의 고리에 깊이 연루되는 것이다.

인간으로 살 권리를 파괴하는 성 인신매매(sex trafficking)는 근본적

으로 근절되어야 하며, 이는 성노동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성 개인

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성을 이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는 주체들과

법이라는 테두리로 이를 옹호하는 국가의 책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야 한다.

KIN 포럼에서 발제자들이 강조한 점은 ‘누가 외국 여성의 성을 요구

하는가’라는 부분이다. 외국 여성의 성이 매매되는 바탕에는 외국 여

성을 둘러싼 성애적 장치와 신비화된 외국 여성의 성을 요구하는 남성

의 수요가 존재한다. 외국 여성에 대한 성적 수요는 ‘새로운’ 대상

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서구 남성들에게 동양 여성은 신비

롭고 순종적인 이미지로 각색되고 동양 남성들에게 서양 여성은 완벽

한 육체를 소유한 ‘개방적인 성적 행위자’로 인식된다. 이러한 성적

호기심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종에 따라 새로운 성적 이미지를 생산

하고 이것은 새로운 성적 욕망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성산업으로 유입된 외국인 여성은 경제적 모순, 성적 모순 등 중첩된

모순의 피해를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인 것이다. 침묵은 언제나 가해

자의 편이다. 피해를 받고 있는 당사자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단체 및 연대 단위의 노력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법적 제도적 개

혁을 일구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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