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로 맞춤형 건강검진 받아야
종합건강검진에서 이상 증상
나타나면 추가 진료 필수

 

직장인 김은지(27)씨는 최근 난소를 제거했다. 산부인과를 내원한 그는 초음파 검사에서 10㎝ 정도 되는 크기의 혹을 확인했다. 김씨는 “암일지도 모른다는 말에 그동안 검진 받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배만 딱딱했을 뿐 생리통은 없어서 안심했었다”라며 “앞으로 여성질환 검진을 꾸준히 받아야겠다”고 토로했다. 

평소 생활에 문제가 없다가 건강검진에서 질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다. 새해 설계에 ‘건강’이 들어 있다면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은 연령에 따라 위협하는 질병을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10대 여학생들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받으면 좋고, 30대 이후부터는 갑상샘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등 연령대별로 필요한 건강검진 항목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영·유아기] 건강검진 통해 예방접종 잘 해야=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예방접종이 이뤄져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7년부터 생후 4개월부터 5세까지 7차에 걸쳐 무료로 영유아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검진을 통해 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시력 검진이 포함돼 눈 질환의 조기 발견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생후 9개월 후부터는 6회에 걸쳐 발달 선별 검사가 포함돼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에서도 영유아를 위한 ‘영·유아 건강검진’을 운영하고 있다. 

[10대] 앉아 있는 시간 많은 시기, 척추측만증 검사해야=활동량이 많은 청소년은 B형간염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B형간염 항체가 생겼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어릴 때 B형간염 예방주사를 맞았어도 항체가 없어지면 다시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잘못된 자세로 나타날 수 있는 척추측만증 검사도 실시하는 것이 좋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학생들은 성장과 함께 척추 변형이 심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성장판·혈액·성장호르몬 검사를 통해 최종 신장을 예측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20,30대] 피곤함과 무력감 느끼면 갑상샘 검사를=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불규칙한 식생활과 운동 부족으로 체지방이 늘어날 때다. 키, 체중, 혈압 측정을 꾸준히 해야 한다. 여성은 자궁경부암 검사와 유방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일반 종합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평소 피곤함과 무력감을 자주 느끼는 여성이라면 갑상샘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 잠을 많이 자도 피로하고 운동을 해도 체력이 회복되지 않는 것도 갑상샘 기능저하증 증상 중 하나다. 갑상샘 초음파검사는 물혹과 갑상샘염, 양성·악성 종양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검사로 암이 의심되는 경우 초음파 유도하에 세침흡인검사(세포조직검사)로 확진할 수 있다. 

[40대] 암 검사 본격 시작, 백내장 검사도=정기적인 건강검진 외에도 암 검사를 받아야 하는 때다. 일반적으로 2년마다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B형간염이나 C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라면 간암 검진으로 간초음파와 간종양지표자 혈액검사를 받고, 대장암은 50세 이상에서 대장이중조영촬영이나 대장내시경(분변잠혈양성인 자)으로 검사받아야 한다. 

눈 상태를 점검받는 것도 필요하다. 안과 질환은 한 번 생기면 급속도로 진행되고 불편함이 크기 때문에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는 백내장은 조기 발견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만 받으면 완치 가능하다. 백내장은 사진의 선명도가 떨어지는 것처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맨눈으로 판별할 수 없어 안과에서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 눈이 침침하거나 시야가 뿌옇게 보이면 바로 안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혈액검사로 비타민D 검사=당뇨병이나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대사성질환에 대한 각종 검사, 혈액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50대 폐경기 여성은 비타민D에 대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D가 부족하면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내 비타민D가 결핍 상태인지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검사는 3~5일 소요되며 고위험군은 3개월에 1회씩 검사 받을 것을 권장한다. 비타민D 결핍 진단을 받을 경우 비타민D 주사(비오엔주) 2회 접종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

[60대 이후] 근육량 줄어 골밀도 검사해야=60대에는 근육량이 줄어들면서 퇴행성관절염 같은 퇴행성 질환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뼈의 상태를 측정하는 골밀도검사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 골밀도검사는 우리 몸 안의 뼈를 형성하는 조골 능력과 뼈를 파괴하는 파골 세포를 찾아내 골다공증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골밀도검사를 해 티수치(T-Scores)로 판단하는데, -1 이상이면 정상이고 -1~-2.5 사이인 경우 골감소증으로, -2.5 이하를 골다공증으로 분류한다. 골밀도검사를 위해선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을 탈의하고 검사용 가운을 입는다. 이 상태로 검사 테이블에 누워 있으면 촬영장비가 이동하면서 검사가 진행된다. 검사 시간은 3~5분가량 소요된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당뇨병, 호흡기 질환 등의 만성질환자나 65세 이상 고령자는 9,10월께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어디서 받을까?

보건소나 의원 등 1차 의료기관부터 종합병원인 3차 의료기관까지 모두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대형 병원은 건강검진센터를 차별화해서 운영한다. 위·대장·유방 등 각 질환을 다루는 전문 병원에서도 해당 질환에 대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만을 위해 설립된 건강검진 전문센터도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센터에 따르면 기본 종합검진 항목을 기준으로 남성은 29만원대, 여성은 31만원가량 비용이 든다. 이 항목에는 기초 검사인 문진, 신장, 체중, 혈압, 청력을 시작으로 동맥경화, 혈액질환, 간 기능, 심혈관계, 당뇨, 신장 기능, 간염, 통풍, 갑상샘 등 총 19개 검사 항목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 CT, MRI 검사 등을 추가하면 20만~100만원대까지 추가 금액이 발생한다.

김미영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러 의료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종합건강검진은 성인에게 흔히 생길 수 있는 질병 중에서 증상이 없어도 조기 발견으로 치료 효과가 높은 질병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들을 묶어 놓은 것”이라며 “특별히 불편한 부분이 있을 때에는 왜 그 증상이 나타나는지 반드시 추가로 진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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