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다
  •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5.01.05 13:10
  • 수정 2018-01-10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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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여성대회 20주년·지속가능개발목표 확정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으로 성평등 담론 넓어져
광복 70주년 맞아 일본군‘위안부’ 문제 전면에

 

일러스트 김성준 ⓒ여성신문
일러스트 김성준 ⓒ여성신문

을미년 새해는 여성운동과 사회 전반의 새 판을 짜는 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운동과 여성정책의 2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20년을 위한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될 굵직한 대외 이슈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가 젠더 의제와 분리되기 어렵다는 사실이 전면에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성평등 의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성과 남성 내부의 격차와 법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베이징+20=올해는 세계 여성운동의 중요한 전기가 된 베이징세계여성대회가 열린 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1995년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라고 선언한 베이징세계여성대회에서 189개국은 만장일치로 베이징행동강령을 채택했고, 여성폭력과 인권유린의 문제 등을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각국의 정부를 압박해 여성의 권익 향상에 기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세계 전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여성고용, 성별 임금격차, 폭력, 빈곤의 문제는 20년이 흐른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는 3월 9일 열리는 제58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CSW)의 주제도 ‘베이징+20’이다. 국제사회에서 합의했던 내용이 그동안 국제무대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베이징 이후 20년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향후 10년의 비전과 과제를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오는 7월 양성평등기본법이 시행된다. 양성평등기본법은 베이징여성대회 영향으로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을 전면 개정한 것으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위한 성평등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법이 여성에 대한 시혜적 접근을 통한 성차별 해소에 집중했다면, 양성평등기본법은 여성과 남성의 권리와 책임을 함께 규정하며 사회구조적 차별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법이 여성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평가를 받는 이유다. 특히 양성평등기본법 시행으로 모성뿐만 아니라 부성의 권리까지 보호 범위가 확대돼 실질적 성평등을 도모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광복 70주년=올해는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해이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인권에 관한 보편적 가치의 문제로서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문제이며 시급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국정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노담화를 부정하고,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는 등 일본의 역사 인식은 과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어 일본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지는 미지수다. 

△포스트 2015 출범=오는 9월 70차 유엔 총회에서는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개발협력 체제인 ‘포스트(POST) 2015’가 출범한다. 새천년개발목표는 2001년 유엔이 출범시킨 빈곤 퇴치 프로젝트다. 새천년개발목표가 개발 패러다임을 벗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성평등·인권·기후변화·불평등·평화와 안보 등의 목표는 제시돼 있지 않아 제한적이란 비판도 받아왔다. 여성계는 향후 15년간 국가발전패러다임이 결정되는 포스트 2015 체제에는 ‘불평등’ 이슈와 여성 빈곤 철폐, 여성에 대한 폭력을 철폐하는 내용 등이 담긴 ‘성평등 독자목표(Stand-alone Goals)’가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성평등은 모두를 위한 진보’라는 유엔의 2014년 세계 여성의 날 슬로건처럼 성평등이 사회와 국가 발전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강남식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올해는 여성계와 사회 전반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한 해”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를 위해 “이제는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력에 민감성을 가지는 방향으로 새로운 담론 지형을 만들어야 한다”며 “차이와 다양성을 수용하고, 여성 내부의 차이와 남성 내부의 차이를 들여다보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평등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 밖에도 지난해 국방·외교·통일 정책에 성인지 관점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 1325호 이행을 위한 국가행동계획’에 대한 시민 모니터링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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