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 ‘기억과 전망’ 겨울호(통권 31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발간한 학술지 ‘기억과 전망’ 겨울호(통권 31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가 반년간 학술지 ‘기억과 전망’ 2014년 겨울호(통권 31호)를 발간했다.

이번 ‘기억과 전망’ 31호에는 심사를 거쳐 선정된 논문 3편 외에 인물탐구 1편, 회고 1편, 서평 2편 등 모두 7편의 글이 실렸다. 

일반 논문들은 다양한 주제 연구를 통해 현실 민주주의의 문제와 그것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김은하(경희대)는 개발독재기 베트남전 소설 분석을 통해 남성성 획득이라는 ‘로망스’와 더불어 용병의 ‘멜랑콜리아’를 다뤘다. 김은하는 황석영의 초기 단편과 박영한의 장편 ‘머나먼 쏭바강’이 개발독재기에 미디어에서 참전용사의 무용담을 남성성으로 표상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청춘과 젊음의 회고의 형식을 빌려 씻을 수 없는 죄에 연루된 개인의 수치의식을 드러냄으로써 베트남전을 비판적으로 재독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영민(상지대)은 한국과 미국의 외교문서를 통해 지학순 주교의 민주화 운동을 재조명했고, 김어진(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은 미국의 대테러전쟁과 연관시켜 이슬람무장단체 ‘ISIS’의 정치세력화를 분석했다. 

인물탐구에서는 최상명(우석대)이 ‘경제인간화’와 ‘따뜻한 시장경제’를 중심으로 김근태의 정치기획이 가진 현재적 의미를 정리했다. 

기억과 증언에서는 신동호(경향신문 논설위원)가 구술을 통해 6·3항쟁을 재구성했다. 내년은 한일협정이 체결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신동호는 6·3항쟁이 굴욕적인 대일외교에 대한 반대로 1964년 3월 촉발되어 1965년 9월까지 약 532일간 진행되면서 향후 민주화운동에서도 결정적인 밑거름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역사에서 이렇게 ‘사건(事件)’으로 기록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물밑에서는 어떤 사회관계와 정치활동이 빙산의 몸통을 이루고 있는지를 당시의 사람들과 사건들을 통해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서평은 두 개다. 이병천(강원대)은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저)에 대해 시사적으로 접근하고, 권진욱(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은 일본의 현대사회의 변화와 새로운 사회운동을 제시한 ‘사회를 바꾸려면’(오구마 에이지 저)을 비평했다. ‘우리’라는 공동체가 해체되고, 정치경제사회문화가 전반적인 기능부전에 빠진 일본사회, 그리고 후쿠시마사태 이후의 변모하는 일본의 사회운동 경험은, 한국사회에서도 어쩌면 아주 예측가능한 근미래이기도 하고 이미 경험한 근과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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