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 열연...성장 가능성 큰 여배우
한공주 수상으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도 재조명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
제35회 청룡영화상에서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 ⓒ청룡영화상

청룡영화상이 선택한 올해의 여배우는 ‘한공주’의 천우희였다. 성장 가능성이 큰 여배우를 스타로 만든 것은 물론, 상업영화에 밀려 홀대받던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도 끌어올린 결정이었다. 

대종상 영화제, 백상예술대상과 함께 ‘3대 국내 영화제’인 청룡상의 선택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17일 열린 제35회 청룡상은 한공주의 천우희에게 여우주연상을, 이수진 감독에게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흥행에 성공한 ‘대작’ 영화가 아닌 저예산 독립영화가 국내 대표적인 영화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셈이다. 

한공주는 2004년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의 여중생을 지속적으로 집단 성폭행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그 간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호평을 받았다. 작년 부산영화제를 필두로 로테르담영화제, 시체스영화제 등 주요 국제 영화제 9관왕에 올랐다. 국내에선 지난 11월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배우상, 12월 여성영화인모임이 주는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독립영화보다 상업영화에 치중하는 국내 영화상 수상 가능성까지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영화 평론가들이 이번 청룡상의 행보를 이례적이라고 평하는 이유다. 대개 작품의 질적인 면보다 상업적 흥행을 우선하는 국내 영화상으로서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대부분 영화의 흥행 성적이 국내 영화상 수상 여부를 좌우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청룡상 시상 발표는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중성을 갖춘 영화만 시상하는 것도, 다양성만을 너무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영화의 대중성과 다양성을 모두 발굴하는 시상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변호인’은 이번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과 주요부문을 수상했다. '변호인'의 주연배우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최다관객상과 감독상은 '명량'(김한민 감독)이, 신인배우상은 다른 독립영화 ‘도희야’의 김새론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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