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 일·가정 양립 가이드북 제작
포스코, 여성 관리자 양성 위한 ‘W-리더십’ 운영
한국GM, 여성위원회 활성화해 동기 부여

 

지난 11월 한국GM 여성위원회가 여성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국GM 임직원들이 행사 개최를 축하하고 있다.(둘째 줄 왼쪽 두 번째) 한국GM 황지나 부사장, (둘째 줄 세 번째)오토젠 이연배 회장, (둘째 줄 다섯 번째)한국GM 세르지오 호샤 사장, (둘째 줄 일곱 번째)IBK 기업은행 권선주 은행장. ⓒ한국GM
지난 11월 한국GM 여성위원회가 여성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국GM 임직원들이 행사 개최를 축하하고 있다.(둘째 줄 왼쪽 두 번째) 한국GM 황지나 부사장, (둘째 줄 세 번째)오토젠 이연배 회장, (둘째 줄 다섯 번째)한국GM 세르지오 호샤 사장, (둘째 줄 일곱 번째)IBK 기업은행 권선주 은행장. ⓒ한국GM

기업들 스스로 조직 문화와 제도를 바꿔 여성 고용을 늘리고 성 격차를 줄이고자 만든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이하 양성평등 TF) 성과보고회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지난 6월 기업·공공기관·민간단체 등 100개와 17개 정부부처가 참여해 구성한 양성평등 TF가 지난 6개월간 실천한 성과를 정리하고 우수 사례로 꼽힌 13개 업체가 여성 고용 확대, 일·가정 양립, 여성 대표성, 양성평등 문화 확산 등 목표별로 추진 중인 정책을 발표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제도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가 실제로 성과를 내도록 하는 후속 조치에 관한 노하우도 공유했다.

먼저 여성고용 확대와 관련해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 CJ그룹은 다양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운영 사례와 지속적인 보완 과정을 소개했다. 

시간제 일자리로 650명을 채용할 예정인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별 조직과 업무 특성을 고려해 판매·서비스·일반사무뿐만 아니라 설계·상담사·사내 강사 등 다양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장혜림 현대차그룹 팀장은 “최근 여군 행정장교 출신의 경력단절 여성이 행정업무를 수행하거나, 영어강사 출신 경력단절 여성이 사내 전문 번역업무를 수행하는 등 시간선택제를 통해 본인의 전공과 업무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CJ그룹은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문제를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연계한 리턴십(returnship)을 운용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약 300명을 채용했다. 이상렬 CJ그룹 상무는 “올해 초 리턴십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 이상이 만족한다고 답변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는 리턴십을 안착시키기 위한 버디제도, 출퇴근 관리 프로그램 등을 병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가정 양립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선도적인 제도와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출산·육아 등 삶의 전환기를 맞는 직원들을 위해 모성보호 제도 등 관련 제도를 소개한 ‘일·가정 양립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했다. 장영주 한국화이자제약 부장은 “여성 근로자뿐만 아니라 회사 내 65% 이상을 차지하는 남성 관리자들에게도 제도의 이해도를 높이는 가교 역할을 하는 등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모성보호 배려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인사제도, 인식개선 운동, 모성보호 시설 등 전 방위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특히 모성보호 기간 중 하위 고과를 부여할 경우 평가자는 별도의 사유서를 인사팀으로 제출토록 하는 등 인사상의 불이익 처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가 여성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여직원 멘토링 데이’에 참여한 여성들이 멘토의 이야기에 환하게 웃고 있다. 여직원 멘토링 데이는 사내 여직원 멘토의 강의와 질의응답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어 일과 가정의 양립, 여직원의 커리어 개발, 리더십 코칭 등을 다루고 있다. ⓒ포스코
포스코가 여성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한 ‘여직원 멘토링 데이’에 참여한 여성들이 멘토의 이야기에 환하게 웃고 있다. 여직원 멘토링 데이는 사내 여직원 멘토의 강의와 질의응답 토크 형식으로 진행되어 일과 가정의 양립, 여직원의 커리어 개발, 리더십 코칭 등을 다루고 있다. ⓒ포스코

여성대표성을 제고하기 위한 민간 기업들의 체계적인 노력들도 소개됐다. 

토론 사회를 맡은 김연주 한국IBM 상무는 “최근 여성이 임원으로 진출한 사례가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내부 전문가를 양성하기보다는 필요할 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여성이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해 주는 것이 여성대표성을 제고하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IBM의 경우, 여성 임원을 양성하기 위해 각 사업부 요직의 승계 계획을 기반으로 한 직무순환(rotation)이나 임원의 업무활동을 관찰하고 개별적 지도를 받는 경영자 밀착 프로그램(shadowing)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여성 관리자를 오는 2017년까지 현재의 1.5배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W-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정창식 포스코 부장은 “여성 임원들의 성공사례를 공부하고 본인의 리더십에 대해 성찰해볼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제도”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사내 여성위원회를 통해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지은 한국GM 차장은 “여성위원회 활동 초기 역차별 논란, 비자발적 멤버 구성 등 이슈로 인해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다양한 구성원을 포괄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리더십의 꾸준한 지원 등을 통해 조직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성평등 TF 공동 대표의장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계획되지 않은 업무나 임기응변을 요하는 업무 방식은 여성들이 직장에 적응하기 어렵게 만든다”며 “여성인재 활용 확산을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의 과학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습이 아닌 합리성에 기반한 인사평가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며 “여성들에게도 인사와 평가의 권한이 온전히 부여돼야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가족부는 앞으로 구성원들이 수행할 실천과제를 추가로 개발하고, 중소기업에서도 보다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맞춤형 실천과제를 제시할 계획이다. 양성평등 TF는 2017년 상반기까지 3년간 여성고용 확대, 일·가정 양립 등을 실천함으로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효과적인 이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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