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인력 획득 및 전투력 향상 방안 주제로 토론회 열려
"여군 육아 문제, 모성보호 장치 추진해야"
계급 불균형 존재
여군 고충상담관 제도 검토해야

 

여군 1만명시대를 맞아 우수한 여군인력 획득 및 전투력 향상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여군 1만명시대를 맞아 우수한 여군인력 획득 및 전투력 향상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1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여군 1만 명 시대를 앞두고 이에 걸맞은 군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남성 중심의 군문화는 여군의 역량을 감소시키며, 특히 부대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성(性)군기’ 사건은 여군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군의 출산과 육아 부담 등을 덜어줄 수 있는 법적·제도적 지원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여군 1만 명 시대, 우수인력 획득 및 전투력 향상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주최하고, 학군제휴협약대학교협의회(회장 윤동식)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여군정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지연 동부산대 부사관과 교수는 ‘여군 우수인력 획득 방안’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여군의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여군의 출산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면서 여군 아이돌봄서비스 예산지원(훈련·당직근무·파견·야근 시), 여군 자녀 대상 전일제 어린이집 운영, 군 어린이집 지속 확충(연대급), 군인 가족 보육교사 양성 등 여성국방정책을 제안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베트남전이 끝난 1970년대 말 군인들이 대거 전역해 군인 가족 지원 프로그램인 MWR(Morale, Welfare and Recreation)을 도입했다. 여기엔 취학 전 아이를 24시간 맡길 수 있는 ‘아동개발센터’ 운영을 비롯해 부모 대신 아이의 학교생활 정보를 전해주고 상담을 해주는 ‘학교연락장교’시스템이 포함됐다. 이 교수는 “자주 부대를 옮기는 군 특성상 아이를 계속해서 데리고 다니기 힘든 여군들이 시댁이나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 아는 미군 여성은 임신을 해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우리 여군은 군이냐 아이냐 선택의 기로에 선다. 우리도 소극적으로 MWR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여군 인력의 확대는 물론 진급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여군들의 대다수가 군 생활에 만족하고 장기 복무를 희망하고 있으나 아직도 군에는 계급의 불균형(초급 간부 대비 고급 간부 부족)은 물론이고 성범죄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여군고충상담관 제도’와 관련해 “군 경험이 짧은 임관 5년 차 이상 장교들이 겸무보직으로 전문성 결여와 업무 과중이 되고 있다”며 제도 검토를 주문했다. 

장기적으로는 여군징병제와 여성 예비군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윤중기 안동과학대 의무부사관과 교수는 여군제도의 발달 과정과 여군의 참전 및 호국 사례를 소개하면서 “국군과 대적하고 있는 북한군 여군 숫자가 우리의 20여 배로 여군 정원을 대폭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병과에 대한 개방 및 모집·양성교육·보직·진급에 있어선 남자 군인과 동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계와 학계에선 모성보호정책수립, 군 조직의 하부구조 강화, 여군들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군들의 육아 문제, 모성보호 장치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고, 김인철 혜천대 전문사관과 교수는 “개인적으로 여군의 경우 하부 구조가 약하기 때문에 여군이 일을 하면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제한되는 것 같다”면서 “징병제도가 시기상조라는 말이 있지만 이 시점에서 논의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최현수 국민일보 군사전문기자는 “여전히 여군의 입지가 실제적으로 좁은 것 같다. 여군이 제 목소리를 내고 평가받기 위해서는 수적으로 늘어야 한다. 여군들 스스로도 위축되지 않고 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여군 우수 인력이 양적으로는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여군들의 복무 여건은 초라하기만 하다”면서 “군인의 길이라는 명예를 택한 여군들이 제한과 제약 없이 국가와 국방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는 이지연 동부산대 부사관학과 교수와 윤중기 안동과학대 의무부사관과 교수의 주제 발제를 시작으로, 독고순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인철 혜천대 전문사관과 교수, 권은진 구미대 국방화학과 교수, 김진숙 국방부 여성정책과 권익증진담당, 류연욱 충청대 전문사관과 교수, 최현수 국민일보 군사전문기자 등 군 전문가들의 토론 발표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