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국제 영화 등급보류 포럼 기자간담회 개최

 

(왼쪽부터)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과 BBFC의 데이비드 쿡 디렉터, 데이비드 오스틴 부디렉터. ⓒ영상물등급위원회 제공
(왼쪽부터) 2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과 BBFC의 데이비드 쿡 디렉터, 데이비드 오스틴 부디렉터. ⓒ영상물등급위원회 제공

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박선이)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14 국제 영화 등급분류 포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27일 부산에서 열리는 본 포럼에 앞서 유럽 선진국의 등급 분류 제도를 소개한 자리였다. 영국 BBFC(British Board of Film Classification·영화등급분류위원회) 등급분류 총괄 디렉터 데이비드 쿡과 부디렉터 데이비드 오스틴, 박선이 위원장이 참석했다.

BBFC는 이날 유럽에서 시행 중인 온라인 컨텐츠 자율 등급 프로그램 'You Rate It'(이하 YRI)을 소개했다.

YRI는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도입된 새로운 등급 분류 체계다. 유튜브 영상 등 온라인 컨텐츠의 제작자나 이용자가 폭력성·선정성·대사 등에 관한 6개 문항에 응답하면 자동으로 컨텐츠의 등급이 산출되는 방식이다. 영국·네덜란드가 공동 개발했고 올 봄부터 이탈리아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영화가 위험하고, 차별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장면을 포함하는가? 라는 질문에 이어 각 항목에 따른 따른 상세 내용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한 You Rate It의 조사 문항.
'영화가 위험하고, 차별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장면을 포함하는가?' 라는 질문에 이어 각 항목에 따른 따른 상세 내용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한 You Rate It의 조사 문항. ⓒYou Rate It 홈페이지 캡쳐

YRI는 관객들에게 직접 등급을 매기도록 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관객 평점 조사 문항은 별점 매기기나 '좋아요' '싫어요' 단순 선택을 요구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단순하고 주관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우려가 높다. 반면 YRI의 문항은 좀더 구체적이라는 설명이다. '영화가 폭력적인 장면이나 대사를 포함하는가?' 같은 질문을 던져, 보다 객관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YRI의 배경에는 대중이 발휘하는 '집단 지성'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 있다. 그러나 대중의 참여 자체가 늘 객관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보장은 없다.

예를 들어 유명 팝스타의 뮤직비디오가 온라인에 공개되면, 안티팬들이 몰려들어 실제 수위와는 무관하게 '제한 상영' 등급을 부여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오스틴 부디렉터는 "대중의 편파적인 성향이 컨텐츠의 등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더 많은 이들의 참여가 더 객관적인 등급 분류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데이비드 쿡 디렉터는 "표현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중요한 권리"라며 "공공의 이익 등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제작자의 자율성과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단 "아동 폭력, 동물 학대 등 형사법에 저촉되는 컨텐츠가 있다면 무조건 검열.삭제"한다는 방침이다.

YRI는 시범 운행 결과를 정리해 내년부터 정식 시행된다. BBFC는 YRI 외에도 모바일 컨텐츠 등급분류 시스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전망이다. 데이비드 쿡 디렉터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컨텐츠 등급 분류 기준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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