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회사의 생산 전 과정 대행하는 소싱 기업
MR의 경우 전문지식·소통능력·조정능력 중요

 

‘MGF Sourcing(소싱) 파 이스트 리미티드, 한국지점’(이하 MGF소싱)은 익스프레스(Express), 리미티트(Limited), 아베크롬비&피치(Abercrombie & Fitch) 등 유명 미국 의류 브랜드의 제품을 담당하는 대표적인 의류 소싱 전문 기업이다. 소싱 업체는 해외 의류회사와 아시아 지역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판매사의 중간에서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 개발, 생산 등 전 과정을 대행해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 본사를 둔 의류회사의 리테일 바이어가 소싱 업체에 제품 디자인과 수량을 주문하면, 소싱 업체에 소속된 머천다이저(MR)가 (적절한 가격을 제시하고) 적합한 공장을 보유한 의류수출회사(벤더)를 찾고, 생산을 맡긴다. 생산 과정에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는지, 완제품에 하자는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소싱 업체의 몫이다.  

MGF소싱의 인사부문을 총괄하는 이미영(48·사진) 이사는 “회사가 B2B(기업 간 거래) 업체다보니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의류수출 업계에선 잘 알려져 있다”며 “MR뿐만 아니라 컬러리스트, 패브릭 R&D, 디자인, 품질관리 등 전체 직원 130명 중 90%가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2년 전 입사한 이 이사는 1988년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호텔신라에 입사했다가 인사 부문에 관심을 갖고 ABB코리아, 다우케미칼, PTC, 샌드빅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에서 15년간 인사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직원 중 70명가량은 MR예요. 이들이 수출의 역군들이죠. 미국 본사와 무역회사 양측과 소통하고 의견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강도도 센 편이고, 의류 관련 전문 지식은 기본이고 거래처와 조율할 일이 많기 때문에 소통능력, 조정능력도 필요해요. 의류를 다루는 일이라 섬세함도 필요해 여성들에게 적합한 일이죠.”

해외 바이어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회화 능력은 필수다. 하지만 영어시험 점수보다는 실제 실력이 더 중요하다. 이 이사는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토익 점수가 900점이 넘어도 입도 뻥긋 못 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영어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입사해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실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선 MR에 관심이 있다면 아르바이트나 인턴을 통해 일을 경험해보는 것이 좋아요. 정직원만 목표로 하다 보면 경험을 쌓을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험 있는 직원을 뽑고 싶은 것이 회사의 입장이기도 하고요. 구직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도 되는지, 목표로 하는 회사가 자신에게 잘 맞는지 파악해보는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어요.”

-MGF 소싱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유연함과 소통능력을 중요하게 본다. 의류수출 업계의 특성상 변화가 빠르고, 특히 미국 리테일 업계는 소비자 트렌드와 판매실적에 민감하기 때문에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중요하다. 바이어와 벤더 간 소통, 조직 내부 소통이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원한다.”  

-기업의 채용 방식은.

“신입사원을 바로 채용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인턴으로 채용했다가 2개월~1년간 함께 일해 보고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는 있다. 경력사원은 학벌보다는 우리가 다루는 브랜드 관련 경력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브랜드마다 타깃층이 다르고, 브랜드에서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성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저도 아이 둘을 키우며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육아 때문에 힘든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다. 특히 아이가 초등학교 1~2학년 무렵 힘이 드는데, 그때 팀원들의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혼자서 방법을 찾기보다는 팀원들과 함께 고민을 공유하고, 함께 논의해보는 게 좋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