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으로 달려가는 길
소통으로 달려가는 길
  • 하선영 경남도의원
  • 승인 2018.01.25 17:52
  • 수정 2018-01-25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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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치연구소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여성 지방의원 디베이트 교육’

 

"의정활동에 아무리 바빠도 연수는 되도록 빠지지 말자."가 나의 신조였다. 그래서 한 해에 3~4차례 연수는 꼭 참석하는 편이다. 그러고 보니 국회에서 하는 연수, 새누리당 여성의원 연수, 전국여성의원네트워크 연수 등 8년 넘게 다녔다.

최근 조례, 정책, 행정사무감사 등에 조금 지쳐가고 있었을 때 메일로 보내온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눈이 번쩍 띄었다. 남을 설득하는 기술이 부족해 늘 고민이었는데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주최하고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지역갈등 해소를 위한 '여성 의원 역량강화를 위한 디베이트 교육” 이란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 같은 프로그램이니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너무도 바쁘고 바쁜 만사를 제껴 두고 11월 1일 김해에서 하이서울유스호스텔로 달려갔다. 디베이트란 말부터가 생소했는데 알고 보니 서로 반대되는 입장에서 형식이 분명한 토론이었다. 주제에 대한 깊이 있고 논리적인 인식은 물론이고 팀워크와 리더십도 필요한 토론이다. 입안, 교차질의, 반박, 교차질의, 요약, 전체질의, 마지막 초점 등으로 형식이 정교하게 짜여진 토론이랄까? 그동안 토론문화와는 거리가 먼 교육을 받고 자란 나에게는 정말 필요한 공부였다.

1시부터 국회여성가족위원회 심의관의 양성평등기본법을 시작으로 김은경 세종리더십 개발원장의 지역갈등과 공공토론, 여성신문 조혜영 편집국장의 여성정치인과 미디어 활용법, 그리고 저녁밥을 먹고 난 뒤에는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의 남녀동수정치이론을 저녁 늦게까지 계속되었으나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필요한 부분이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다음날은 아침부터 케빈리 교수의 특강으로 지역갈등과 공공토론, 디베이트 방법론 및 토론 실습도 했다.

양성평등기본법의 이해를 시작으로 여성이기에 부족한 미디어의 활용, 보도자료 쓰는 법, 신문 기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기술에 대한 것을 정말 재미있게 강의해 주셨다. 특히 남녀동수정치이론은 나도 지난 번 공천과정에서 자금력과 조직력 등으로 어려움 속에서 여성할당공천으로 구사일생 진입했던 터라 더욱 생생하게 와 닫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나는 비례대표 4년, 선출직 4년 총 8년간 시의원을 했고 공천문제로 내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구로 바꿔야 했던 어려움을 겪었다. 아무튼 여성할당구역으로의 전략공천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나처럼 선거는 자신 있지만 경선은 자신 없던 여성의원들이 너무 많다. 6.4지방선거의 당선율을 봐도 양당 모두 경선보다 비경선후보의 당선율이 높다. 그런데도 여성할당제에 대한 남성들의 반발이 너무 심한 까닭에 쉽지가 않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여성에 대한 배려차원이 아니라 여성들이 인구 절반의 권리와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이다. 우리 여성들은 여성정치인에게 그리 호의적인 것 같지 않은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여성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면 남녀동수정치를 만들려는 여성의식이나 시민의 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

지방의원을 하다 보니 조상대대로 살고 있던 원주민과 땅을 사 공장을 짓고 들어오려는 공장주들의 서로 다른 생각이 늘 골머리를 아프게 한다. 인근 지역의 밀양 송전탑 문제, 마산,창원, 진해로 통합된 도시가 다시 분리하려는 문제 등 수많은 지역 내의 갈등을 보더라도 그 해소 방법이 정말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프랑스의 국가공공토론회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의미가 있었다. 프랑스 국민의 96%가 공권력이 시민의 의견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공공토론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관이 하는 경우는 대체로 공청회 등을 했다는 요식행위에 관심이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의 경우 실질적인 토론을 피하기 위해 토론자를 관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정한다든가 반대편이 모르게 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마지막 날 우리는 찬성, 반대 두 팀으로 나눠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벌였다. 직장에서의 30% 여성임원할당제에 관한 주제였다. 이런 토론과정을 거치면서 알게 된 사실은 남성들이 왜 반대를 하는지 역지사지의 마음도 느끼게 되고 스스로 감정이 너무 앞서는 부분이나 인문학의 기초가 부족한 부분 등 나 자신문제가 무엇인지 더 구체적으로 자신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 열심히 소통을 외친다. 오죽하면 건배사가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라는 뜻을 가진 '소화제'가 있을까? 결국 소통을 하고자 하는 이유는 화합일 것이다. 화합은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사회를 위한 길이며 그렇게 되려면 토론을 통해 이런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더욱더 가져야겠다. 각자 지역에 돌아가 전문가, 시민들이 모여 지역의 현안들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하려는 장을 만들어야겠다.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방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교육을 나 같은 여성정치인들이 더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지난 11월 1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에서 개최한 교육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송순임 전 부산시의원, 하영주 전과천시의원,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하선영 경남도의원
지난 11월 1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에서 개최한 교육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송순임 전 부산시의원, 하영주 전과천시의원,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하선영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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