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거래 및 국내 위안화 보유 증가 · 지나친 달러 의존도 감소
대중국 의존도 심화 · 국내 수출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중국계 은행 '교통은행'이 6일 공식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출범했다. 이제 한·중 교역 시 환전을 거치지 않고 직접 위안화·원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출범식은 6일 교통은행 서울지점에서 열렸다. 

이날 출범식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 뉴시밍(牛錫明) 교통은행 회장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는 위안화 무역결제를 통해 국내에 위안화 자금이 축적되고, 다시 국내외 시장에 투자되면서 위안화 거래를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광혁 서울 교통은행 대표는 "무역 거래에 기초한 위안화 금융 거래를 활성화해 한·중 양국 금융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위안화 청산은행 도입은 일본, 호주, 영국에 이어 네 번째다. 중국 위안화가 아시아권 주요 결제 통화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이번 도입은 우리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기존에는 외국을 통해서만 위안화 거래를 할 수 있었다. 홍콩 등에 위안화를 충분히 예치해 결제하거나 중간에 달러화로 바꿔야만 했다. 

이제 국내에서 일일단위로 위안화 거래를 할 수 있게 되며, 국내 위안화 자산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로써 우리 증시로 중국 자본이 유입되는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또 위안화 환전 수수료가 저렴해지며 한-중간 교역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간에 달러화로 바꿔 결제할 필요가 없으니 지나치게 높은 달러화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나온다. 

반면 이번 결정이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원화 강세(달러약세)를 불러일으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과거 원-엔화 시장 개설 이후 거래량 부족으로 3개월만에 문을 닫은 사례가 있어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국내 금융시장은 향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이미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 위안화의 중요성에 주목하는 이들은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위안화 허브로 도약, 경제 성장 탄력을 얻기를 기대한다. 

한편 지난 7월 한·중 정상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교통은행이 한국의 공식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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