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공연장 옆 환풍구 덮개 무너져 대참사
경기도·성남시, 사고대책본부 가동

 

17일 오후 5시50분께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회 판교 테크노밸리축제 축하 무대 도중 환풍구가 붕괴되면서 20~30여명이 10여m 아래 바닥으로 추락,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경기소방본부 제공)
17일 오후 5시50분께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회 '판교 테크노밸리축제' 축하 무대 도중 환풍구가 붕괴되면서 20~30여명이 10여m 아래 바닥으로 추락,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경기소방본부 제공)

지난 17일 오후 5시 53분께 경기도 성남 분당의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무너져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관람객 27명이 약 20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환풍구 덮개 붕괴 사고는 야외광장 공연장에서 열린 ‘판교 테크노밸리축제’를 가까이에 서 보기 위해 건물의 환풍구 덮개 위로 관람객이 몰리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현장에는 700여 명이 몰려 인기 그룹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일부 관람객들이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무대에서 15m 떨어진 환풍구 위로 올라갔다.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지하 4층 주차장 환풍구를 통해 구조 활동이 펼쳐 사고 발생 70여분 뒤인 오후 7시35께 구조를 완료했다.  

이 사고로 18일 오전 7시 현재 1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망자들은 분당 서울대병원 등 6곳에 안치됐다. 부상자들은 분당 차병원 등 5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상태가 심각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합동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사고대책본부는 안전행정부, 소방방재청,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성남시, 분당경찰서 등 기관으로 구성됐다. 본부장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맡았다. 양 측은 사고 수습을 위해 경기도 38명, 성남시 50명의 인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고대책본부는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한 장례비와 치료비를 지급·보증하기로 결정했다. 장례비 1인당 최대 3,000만원, 진료비·보상비 등은 피해자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19일 부터 법률지원단을 꾸려 사고 관련 종합 법률상담을 하고 가구별 전담변호사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안전 불감증’이 낳은 후진국형 인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가 난 환풍구 주변에는 안전요원조차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환풍구 위로 올라가는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도 않았다는 증언들이 이어졌다. 현재 환풍구 관련 법규정은 환기 기능만 담고 있을 뿐, 철제 덮개의 강도나 안전펜스 설치 등에 대한 안전관리 규정은 없는 상태다.

한편, 판교 테크노밸리축제는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인터넷언론 이데일리가 주관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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