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여성 친선대사로 ‘히포쉬’ 캠페인 연설 화제
“페미니즘은 남성 대한 증오 아니다… 편견 바꿔야”
양성평등은 남성 문제이기도…남성 참여 독려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에서 연설 중인 엠마 왓슨. ⓒUN Photo/Mark Garten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에서 연설 중인 엠마 왓슨. ⓒUN Photo/Mark Garten

니콜 키드먼(유엔여성기금 친선대사), 앤젤리나 졸리(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샤를리즈 테론(유엔평화사절) 등 유엔 친선대사 활동으로 유명한 여배우들의 뒤를 이어 올해 24세인 에마 왓슨이 여배우 사회공헌 활동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 역으로 유명한 왓슨의 유엔 양성평등 캠페인 연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왓슨은 지난 9월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의 여권신장 캠페인 ‘히포쉬’(HeForShe) 론칭 행사에 참여해 전 세계 남성들에게 양성평등 운동에 참여해 줄 것을 호소했다. ‘히포쉬’는 불평등은 인권의 문제이며 양성평등은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는 전제하에 전 세계 많은 여성이 겪고 있는 불평등의 해소를 위해 10억 명의 남성들이 지지자로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취지로 시작된 유엔여성(UN Women)의 새 캠페인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개인의 경험과 페미니스트로서의 신념을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남성들의 이해와 참여를 독려하고자 했다.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 행사장 복도에서 대화 중인 엠마 왓슨(왼쪽)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가운데). 오른쪽은 유순택 여사.
UN Photo/Mark Garten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 행사장 복도에서 대화 중인 엠마 왓슨(왼쪽)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가운데). 오른쪽은 유순택 여사. UN Photo/Mark Garten

그는 “6개월 전 유엔여성 친선대사로 지명된 후 페미니즘에 대해 발언하면 할수록 여성의 권리를 위한 투쟁이 종종 ‘남성에 대한 증오’와 같은 의미가 되어버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 같은 현실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페미니즘의 정의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고 이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평등을 의미한다”면서 보다 많은 남성들이 변화에 참여해 말뿐만이 아닌 실재하는 양성평등을 이룩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8살 때 학부모를 위한 연극의 연출을 맡으려 했다고 ‘남자처럼 나댄다(bossy)’는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고 14살 때 미디어에서 성적으로 묘사되는 것을 경험했으며 15살 때 친구가 여자라는 이유로 스포츠 팀에서 쫓겨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18살 때 많은 남자친구들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페미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페미니즘이란 인기 있는 개념이 아니었다고. 페미니스트는 공격적이고 남성에 반대하며 매력적이지 않다는 편견 때문에 페미니스트가 되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여성들을 많이 보았다면서 “어째서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이렇게 불편한 단어가 됐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연설 중에 남성들에게 양성평등 운동에 참여하도록 공식적인 초청장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남성답지 못하다’는 평가에 두려워하며 도움을 청하지도 못한 채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젊은 남성들을 많이 보았다”면서 실제로 영국 젊은 남성의 사망 원인 1위는 질병이 아닌 자살이라는 통계를 들고 “양성평등 문제는 여러분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에서 연설 중인 엠마 왓슨. ⓒUN Photo/Mark Garten
2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여성 ‘히포쉬’ 캠페인에서 연설 중인 엠마 왓슨. ⓒUN Photo/Mark Garten

그는 ‘히포쉬’는 자유에 대한 캠페인이라며 “남성들이 이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되면 여러분의 딸과 오누이와 어머니들이 편견에서 자유로워질 뿐 아니라 여러분의 아들들도 연약해지거나 인간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마 왓슨은 7월 유엔여성 친선대사로 위촉된 후 여권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다. 유엔 연설 직전인 9월 19일에도 우루과이에서 비정부 단체들을 상대로 ‘히포쉬’ 캠페인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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