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정원, 아트 세러피 컬러링 북 인기
색칠 통해 스트레스 해소

 

시선을 압도하는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색연필을 집어 들고 색칠을 한다. 온 정신을 종이 위 그림에 쏟는다. 잡념이나 스트레스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흑백의 그림이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변신하는 순간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 요즘 장안에 화제인 ‘컬러링북’ 얘기다. 

‘어른을 위한 색칠공부’라고 불리는 컬러링 북은 난도 높은 ‘색칠공부’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밑그림이 어린이를 겨냥해 나온 색칠공부 책보다 정교하고 섬세하다.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공식은 없다. 실수하거나 실패할까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색칠을 하면 된다. 

한국에 출시된 컬러링북은 ‘비밀의정원’(조해너 배스포드, 클출판사)과 ‘아트 테라피 컬러링 북’(한나 데이비스·리처드 메리트 외 1명, 한스미디어)이 대표적이다. 특히 ‘비밀의 정원’은 출간 1년 만에 13개국에서 반응이 뜨겁다. 미국에서만 13만 부, 영국에서 10만 부가 팔렸다. 전 세계 14번째로 한국에 소개된 ‘비밀의 정원’은 출간 일주일 만에 1만 부 가까이 팔리며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비밀의 정원’의 저자 조해너 배스포드는 스코틀랜드 시골집에서 꽃과 나무, 벌레와 동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저자의 컬러링북을 보고 있으면, 자신의 정원을 그대로 옮긴 듯하다. 책장 곳곳에 자연의 아름다움이 스며들어 있다. 

컬러링북은 일상의 스트레스와 중압감에서 벗어나 단순한 작업에 집중하며 평온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스마트폰에 매여 있는 이들에게 잠시 기계와 떨어져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채색 결과물에 따라 나만의 작품을 창조했다는 뿌듯함도 상당하다. 

 

조해너 배스포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비밀의 정원 독자들의 작품.
조해너 배스포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비밀의 정원' 독자들의 작품.

실제 직접 색칠에 임한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미술 활동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아트 세러피(Art Therapy)를 경험한 여성도 적잖다. 

“둘째를 낳고 산후 우울증이 심했는데 ‘비밀의 정원’을 색칠하면서 호전됐어요. 색칠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완성된 꽃 그림을 보며,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었죠.” 제주도에 사는 전업주부 김숙경(37)씨의 말이다. 

조해너 배스포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 책의 인기 비결로 “사람들이 직접 자리에 앉아 손으로 창의적인 일을 하는 데 기쁨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스미디어의 ‘아트 테라피 컬러링 북’도 인기 있는 컬러링 북이다. 책에는 부엉이, 호랑이 등 동물부터 기하학적 디자인의 100여 개의 일러스트가 담겼다. 앞부분은 채색하기, 뒷부분은 낙서하기로 구성됐다.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채색과 낙서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고 싶다면, 당장 컬러링 북을 펼쳐보자. 어느 새 상처 입은 마음이 치유되는 ‘아트 세러피’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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