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3회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특별상 수상자 강현지 작가
청각장애 딛고 화가 꿈 키워…작품 출품 기회 많아졌으면

 

‘제13회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작품. 비 내리는 야경, 2014, Oil on canvas, 116.8x91.0 ⓒ강현지
‘제13회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작품. 비 내리는 야경, 2014, Oil on canvas, 116.8x91.0 ⓒ강현지
 

‘제13회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에서 특별상(여성신문사장상)을 수상한 강현지(25·사진) 작가는 청각장애인이다. 두 살 때 큰 열병을 앓고 말을 못하게 됐다. 그는 올해 경북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대구 미술 광장 창작 스튜디오 6기 입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미술대학 졸업생들이 미술가로 성장하는 데 높은 현실의 벽을 느끼는 가운데 장애를 뛰어넘어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강 작가를 서면으로 만나봤다. 

-특별상 수상 소감은. 

“초등학교 때부터 작은 상을 여러 번 받았지만 이번 상은 지금까지 받은 여러 상을 한 단계 뛰어넘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아주 큰 기쁨을 안겨줬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화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 청각을 잃고 나서 동화책에 있는 그림들에 흥미를 느꼈다. 그림 속 여러 표정과 생각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됐다.” 

-청각장애인 여성으로서의 삶은.

“장애가 있으면 세상과의 소통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일반인보다 정보, 생각 등 다양한 면에서 이해력이 부족할 수 있다. 친구,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도 소통의 문제에서 외로울 수 있다.”

 

-평소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어머니는 내게 친구 같은 존재다. 어렸을 때 특수교육(구화)을 받을 때도, 그림을 그리러 다닐 때(학원, 화실)도 항상 어머니과 같이 다녔다. 학교 진로를 선택할 때나 광장 스튜디오 입주 인터뷰 때도 어머니가 늘 내 곁에 계셨다. 어머니는 내가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지길 바라시는 분이다. 그리고 나의 작품에 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고마운 친구들,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의 길로 인도해주신 선생님들까지. 지금까지 여러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아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은.  

“작품을 출품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또 아직은 배우는 중인데 활발하게 작품을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늘어났으면 한다.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다. 그러나 그 순탄치 않은 길을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노력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젊은 날의 여러 시행착오는 나를 더욱 단련시킬 것이다.”  

 

한국현대여성미술대전은

매년 7월 첫째 주 여성주간을 기념하고 홍보하는 문화행사다. 대구가 중심이 돼 수상 작품과 공모전을 통해 배출된 초대 작가들의 작품이 여성 미술가들의 한마당 미술잔치로 펼쳐진다. 대학을 졸업한 예비 미술가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결혼, 출산, 육아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이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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