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女氣) 모여라’서 여성 130명에게 강연
세상의 잣대 넘어서는 큰 꿈 그리고
목표 성취 위한 세부 목표 세워야

 

“자신이 못하는 것을 채우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강점으로 키우는 것이 결국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됩니다.”

에버랜드 ‘로스트밸리’를 디자인한 박재인(47·사진) 제일모직 리조트 디자인그룹 상무가 여성 130여 명에게 당부한 말이다. 지난 8월 2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여기(女氣) 모여라’는 130여 명의 여성들이 빼곡히 앉아 박 상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의 ‘여기(女氣) 모여라’는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를 구독하는 여성들과 여성 임원들이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시작됐다. 이날 박 상무의 강연은 지난해에 이어 6번째로, 임원 자리에 오르기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노하우로 채워졌다. 강연 참가자는 대부분 20대 여성이었지만, 딸과 함께 온 주부와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도 보였다. 

2012년 임원으로 승진한 박 상무는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실내디자인 학사를 마치고, 워싱턴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 에버랜드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한화호텔&리조트에서 디자인 지원팀장으로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가 디자인을 총괄한 에버랜드의 생태형 초식동물 사파리인 ‘로스트밸리’가 호평받고 있다.

 

박재인 제일모직 상무가 지난 8월 26일 저녁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 행사에서 여성 130여명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박재인 제일모직 상무가 지난 8월 26일 저녁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여기(女氣) 모여라' 행사에서 여성 130여명을 상대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그룹

박 상무는 대학 학창 시절을 포함해 25년을 디자인과 인연을 맺어온 실력파 디자이너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했을 땐 그는 디자인이 아닌 방송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신의 경험을 통해 강조했다. 

“어릴 적부터 미술을 정말 좋아했고, 상도 받으면서 미술가를 꿈꿨어요.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자 나보다 잘하는 친구가 나타났어요. 바로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평소 잘한다고 칭찬받던 글쓰기에 집중했죠. 문학 장학금도 받았지만 고등학교 때 저보다 에세이를 더 잘쓰는 친구가 나타나면서 다시 꿈이 흔들렸어요. 대학교에 가서야 내가 잘하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자는 생각에 결국 전과를 했지요.”

박 상무는 잘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무슨 일이건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그는 “좋아하는 것은 누구와 비교할 수도 없고, 질리지도 않기 때문에 꾸준히 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경쟁력을 갖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좋아하는 것을 찾은 다음엔 ‘큰 꿈을 그려야 한다’는 게 박 상무의 조언이다. ‘어느 회사에 들어가겠다’ ‘무슨 임원까지 승진하겠다’는 것은 꿈이 아니라고 했다. 박 상무가 제안하는 꿈은 ‘월트 디즈니를 뛰어넘는 디자이너가 되자’ 같은 세상의 잣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는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부 목표를 정하고 구체적 시기와 도달점을 세워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나가야 한다”고 했다. 

“여러분의 강점을 꼭 하나 가지길 바랍니다. 자신이 못하는 것을 채우기보다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꾸준히 노력해 남들이 따라잡지 못하도록 강점으로 키우세요.”

제일모직 디자인그룹 취업 준비 Tip.

1.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세요

포트폴리오 심사를 할 땐 이름, 출신 학교를 가리지만, 작품만 봐도 출신 학교를 바로 알 수 있다. 어느 교수의 제자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스타일이 정형화돼 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담아 창의력을 보여주는 것이 훌륭한 작품을 내는 것보다 좋다. 

2. 실기 면접 때는 완성보단 아이디어

‘에버랜드 느낌을 담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드세요’ 등의 주제를 주고 3시간 안에 작품을 만드는 미션이 주어진다. 어떻게든 완성을 해서 작품을 제출하는 사람도 있지만, 면접관이 주목하는 것은 작품에 담긴 창의적인 아이디어다. 꼭 완성하려고 노력하기보단 아이디어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3. 임원 면접은 자세와 태도가 중요

그림의 완성보다는 포트폴리오 색감만 봐도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감각을 보여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고, 자신감 있고 열심히 하겠다는 태도가 중요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