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측 “임시적인 여자판 ‘토르’ 아닌 진짜 ‘토르’” 강조
여성계 반신반의 속 ‘긍정적 시도’ 환영 분위기

 

마블에서 공개한 여성 ‘토르’의 인물 스케치. 
출처 : 마블닷컴 marvel.com
마블에서 공개한 여성 ‘토르’의 인물 스케치. 출처 : 마블닷컴 marvel.com

영화 ‘어벤져스’와 ‘토르: 다크월드’에서 무거운 망치를 휘두르며 적을 무찌르던 인기 영웅 캐릭터 ‘천둥의 신 토르’가 여성으로 바뀐다.

‘토르’의 원작 출판사인 마블코믹스는 10월 발간되는 새 만화 시리즈에서 여성 토르를 등장시킬 예정이라는 발표와 함께 새 토르 캐릭터의 스케치를 공개했다. 마블이 공개한 여성 토르는 금발의 근육질 몸매에 갑옷과 철 마스크를 쓰고 토르의 상징인 망치를 든 모습이다.

새로운 토르가 처음 소개된 것은 우피 골드버그 등이 진행하는 아침 시사토크쇼 프로그램 ‘더 뷰’를 통해서였다. 마블의 주된 독자층보다 높은 연령대의 여성을 주된 시청자로 보유하고 있는 ‘더 뷰’를 창구로 이용한 것은 새 토르를 통해 마블의 독자층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마블 측은 새 토르가 일시적 등장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했다. 마블의 편집자 윌 모스는 “새 토르는 마블의 강한 여성 캐릭터인 캡틴 마블이나 스톰, 블랙 위도우 등의 전통을 이어갈 것이며 일시적 대체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토르’ 시리즈 작가인 제이슨 애런도 “새 토르는 ‘여자 토르’(She-Thor)나 ‘레이디 토르’(Lady Thor)가 아니며 ‘토리타’(Thorita)가 아니라 그냥 ‘토르’(THOR)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새 토르가 앞으로 제작될 영화 시리즈에도 반영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여성 토르의 등장에 대해 여성계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미즈 블로그는 “만화업계에서 여성은 대부분 잔인하게 살해되는 희생자였지만 마블이 이런 전통적인 여성 혐오적 세계관을 다시 쓰는 일보 전진을 시작했다”고 평가했고 온라인 여성영화뉴스 ‘위민 앤드 할리우드’는 “여성 토르의 미래는 확실치 않지만 최소한 긍정적인 첫 발짝”이라고 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좋은 시도지만 여성 토르가 등장했다고 해서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슈퍼히어로 월드’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마블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페미니스트 잡지 ‘긱트 매거진’(GEEKED Magazine)의 사만다 랭스데일 편집장은 “서구세계는 여전히 남성의 경험이 ‘정상적 규범’이며 그 외 모든 것은 이 규범의 변형이거나 비정상적인 것이라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새 토르에 대한 부정적 반응은 남성성을 ‘토르 세계’의 중심이자 규범으로 여겼던 믿음에 대한 배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