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글 지친 소비자, 맛집 찾을 때 은어 ‘오빠랑’ 검색
공정거래위원회, 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 6월 발표

 

검색 엔진에 ‘오빠랑’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검색했다. ⓒ김승아씨 제공
검색 엔진에 ‘오빠랑’이라는 문구를 포함해 검색했다. ⓒ김승아씨 제공

친구들과 주요 번화가로 놀러 가서 근처의 맛집을 검색하면, 모두 같은 맛집을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검색어를 사용해도 그 지역은 이미 홍보성 글이 검색 엔진 전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0대에게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됐고, 그에 따라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각종 SNS에서는 일반 소비자의 후기 글이 아닌 업체에서 직접 작성한 글이나 의뢰를 받은 파워블로거의 광고 글만이 넘쳐난다. 적당한 정보 제공 차원의 광고는 소비자에게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의 생생한 후기를 듣고 싶은 사람들은 좋은 말로만 가득한 광고 글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광고 글에 지친 소비자들은 새로운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맛집을 검색할 때 ‘오빠랑’이라는 단어를 포함해 검색하는 것이다. 이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어 점차 퍼지고 있는 방법인데, 아는 사람들끼리만이라도 광고 글을 걸러낼 수 있도록 은어를 지정해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로 맛집을 찾는 이들의 성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단어인 듯한데, 단어의 의미 그대로 찾는 것이 아닐지라도 아는 사람들끼리만 암호로 지정해놓고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방법 외에도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이, 오히려 광고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해 글을 게시하기도 한다. 광고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본문 내용에 담아, 은어를 아는 사람들끼리는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소수의 소비자들이 강구한 조치 외에도,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기만적인 광고 글을 제재하려는 목적으로 ‘추천 보증 등에 관한 표시, 광고 심사 지침’ 개정안을 지난 6월 18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시자가 광고주로부터 경제적인 대가를 받고 홍보성 추천이나 후기 글을 게재할 경우 이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도록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경제적 이해관계를 불명확하게 표시한 광고주에 대해서는 법적인 제재가 내려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에 따라 소비자들이 은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각종 광고나 홍보성 정보에서 자유로워져 항상 믿을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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